참외의 효능부터 유래까지
한여름 햇살 아래, 손에 쥔 노란 참외 하나. 껍질을 살짝 벗기면 퍼지는 시원한 향, 그리고 아삭하게 베어 물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
어릴 적 마당 끝 그늘 아래서 참외를 반으로 갈라 숟가락으로 퍼먹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게 우리에겐 너무도 익숙한 여름의 과일, 참외.
그런데 이 친근한 노란 열매가 요즘 해외에서 ‘K-푸드’로 불리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참외는 우리가 흔히 과일로 생각하지만, 사실 식물학적으로는 채소에 가깝다. 멜론과 같은 ‘과채류’로,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어 서양으로 전파된 것이 멜론, 동양으로 들어와 개량된 것이 바로 참외다.
그래서 영어 이름도 ‘오리엔탈 멜론’. 통일신라 시절부터 우리 땅에서 자라기 시작했지만, 오늘날 우리가 먹는 달콤한 노란 참외는 1950년대 일본 품종 ‘은천참외’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금싸라기’ 같은 개량종이 등장하며, 맛과 식감, 그리고 그 특유의 향까지 진화해 왔다.
특히 한국의 성주 지역은 참외 재배에 있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기술력을 자랑하며, 이 독보적인 품질은 해외에서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다.
건강한 과일로서의 참외는 그 진가가 더욱 뚜렷하다. 90%에 가까운 수분 함량 덕분에 무더운 여름 갈증 해소에 제격이며, 비타민C와 엽산이 풍부해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엽산은 오렌지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나는 이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 참외를 단순한 간식이 아닌, 여름철 보약처럼 느끼기 시작했다.
껍질에는 눈 건강을 돕는 베타카로틴이, 씨 주변에는 장운동을 돕는 성분이 숨어 있으니, 이제껏 버려왔던 껍질과 씨앗에 다시 한번 눈길이 간다.
껍질이 거슬린다면 얇게 채썰어 샐러드에 섞어보자. 의외로 은은한 향과 아삭한 식감이 꽤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건, 참외가 이제 세계인의 식탁에도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대만, 싱가포르, 최근엔 베트남까지. 한국산 참외는 2024년 기준 연간 약 280톤이 수출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맛의 전파를 넘어 건강 기능까지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일본에서는 한국 참외에 들어있는 ‘가바(GABA)’라는 성분이 정식으로 기능성 표시를 받았는데, 이는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귀한 성분이다. 과일 중에서 한국 참외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는 점은 우리 참외의 특별함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참외는 더 이상 그저 여름철 흔한 간식이 아니다. 과학적으로도 건강에 이로운 성분을 풍부히 지닌, 그리고 세계의 이목을 끄는 K-푸드로 거듭난 존재다.
나에게 참외는 여름의 기억이자, 오늘날의 자랑이며, 미래의 가능성이다. 그러니 올여름, 식탁 위에 노랗게 빛나는 참외를 다시 한 번 올려보자.
익숙하지만 새로운, 달콤하면서도 건강한 그 맛이, 생각보다 더 많은 위로와 자부심을 안겨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