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는 언제나 익숙하고, 변함없는 맛으로 우리 식탁을 지켜온 음식이다. 구수하고 짭짤한 국물에 하얀 밥을 비벼 먹으면 마음 한켠이 놓이는 느낌.
그런데 여기에 토마토를 넣는다고 하면, 처음엔 조금 갸우뚱할 수 있다. 상큼한 토마토와 된장의 조합이라니, 얼핏 어울리지 않아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숟가락 떠먹어 보면 금세 생각이 바뀐다. 그 낯선 조합은 생각보다 훨씬 깊고, 놀랍도록 잘 어우러진다.
토마토는 그 자체로 자연의 감칠맛을 품고 있는 식재료다. 바로 '글루탐산'이라는 성분 덕분이다. 이 감칠맛은 발효의 풍미를 가진 된장과 만났을 때, 서로의 장점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한입 머금으면 국물 속에서 서로 다른 두 감칠맛이 만나 폭발하듯 퍼지며, 고기나 채소의 맛까지 더 살아난다. 구수한 국물 속에 퍼지는 산뜻한 끝 맛, 그 밸런스가 절묘하다.
나는 기름기 있는 고기, 특히 차돌박이나 돼지고기를 넣을 때 토마토의 존재감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토마토 특유의 산미가 기름의 무게를 가볍게 덜어주고, 된장의 쿰쿰함까지 말끔히 정돈해준다.
국물은 여전히 깊지만, 끝 맛은 훨씬 맑고 개운하다. 가끔은 익숙한 음식이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걸 경험하는 것도 꽤 근사한 일이다.
만드는 법도 생각보다 간단하다. 냄비에 물과 멸치육수를 넣고 끓이다가, 된장 한 숟가락과 다진 마늘로 기본 간을 맞춘다.
애호박, 양파, 두부 같은 채소를 넣고 한소끔 끓인 뒤, 마지막에 껍질을 벗긴 토마토를 큼직하게 썰어 넣는다.
이때 토마토는 너무 오래 끓이지 않는 게 포인트다. 과육이 살짝 무르기만 하면 충분하다. 마지막에 들기름을 한두 방울 톡 떨어뜨리면, 고소한 향이 깊이를 더해준다.
처음엔 익숙함이 주는 안전함 때문에 새로운 조합을 망설일 수도 있다. 하지만 토마토 된장찌개처럼, 때론 그런 낯설음이 식탁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오늘 저녁, 된장찌개에 토마토 하나쯤 얹어보는 건 어떨까. 생각보다 훨씬 깊고 다정한 맛이, 천천히 마음을 녹여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