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버섯 요리, 마늘, 빵을 냉장고에 넣으면 안되는 이유
더운 여름이면 자연스레 손이 냉장고 문으로 향한다. 왠지 그 안에 넣어두면 모든 게 신선하고 안전해질 것만 같아서. 나도 그랬다.
먹다 남은 음식, 조금 더 두고 먹고 싶은 재료들은 습관처럼 냉장고 속으로 밀어 넣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냉장고라는 공간이, 때로는 우리 식탁의 건강을 조용히 위협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감자다. 겉보기엔 아무런 변화가 없는 듯 보여도, 감자는 4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 노출되면 내부의 전분이 환원당으로 바뀐다.
이 감자를 구우면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발암 추정 물질이 생성된다. 게다가 감자의 싹에는 독성이 강한 ‘솔라닌’이 포함되어 있어, 저온에 보관할수록 그 생성을 촉진하기까지 한다.
감자는 어둡고 서늘한 실온이 가장 좋은 보금자리다. 그러니 다음부터는 무조건 냉장고라는 습관을 잠시 멈추고, 감자의 자리부터 다시 생각해보자.
한번 조리한 버섯 요리를 냉장 보관하는 일도 조심해야 한다. 버섯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익히면 구조가 불안정해지고, 이때 냉장고 안에서 세균이 그 단백질을 먹이 삼아 자라기 시작한다.
그 결과는 복통이나 식중독. 이건 다시 데운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버섯 요리를 할 때 항상 '먹을 만큼만' 조리하려 애쓴다. 남겨두는 것보다, 바로 먹는 것이 훨씬 현명하니까.
가장 경각심이 필요한 건 사실 마늘이다. 특히 껍질을 벗겨 기름에 담가 보관할 경우, 산소가 없는 혐기성 환경이 만들어져 치명적인 '보툴리누스균'이 자랄 수 있다.
이 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는 극소량으로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늘은 껍질째 건조한 곳에 두거나, 다진 경우엔 냉동 보관이 정답이다.
빵은 또 다른 오해 속에 갇혀 있는 재료다. 냉장고에 넣으면 오래 갈 것 같지만, 오히려 습기 많은 환경 속에서 곰팡이가 더 쉽게 피어나며, 딱딱해지고 맛도 금세 변해버린다.
곰팡이는 보이는 부분만 문제인 게 아니라, 뿌리처럼 퍼져있어 미세한 독소까지 함께 먹게 될 수 있다. 빵은 밀폐해 실온에 두고, 오래 두고 먹을 계획이라면 과감히 냉동실로 보내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우리의 일상이 너무도 당연히 여겼던 냉장 보관이라는 습관. 그 안에 감춰진 위험을 이해하고 나면, 식재료 하나하나의 특성을 좀 더 애정 어린 눈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오늘 저녁, 냉장고 문을 열어보자. 그 안에 들어 있어선 안 될 음식들이 혹시 고요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는 않은지.
작은 점검이 큰 건강을 지켜주는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한 번의 손길이, 가족 모두의 식탁을 더욱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