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 하나로 완성하는 바삭한 반찬
냉장고 한구석에 덩그러니 남은 애호박 하나. 무심코 지나치기엔 참 아까운 재료다. 나물로 무쳐도, 국에 넣어도 좋지만 가끔은 새로운 방식으로 꺼내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애호박을 얇게 썰어 바삭하게 튀겨내는 ‘애호박 돈가스’가 딱이다. 기름에 노릇하게 구워내면 겉은 고소하게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살아나 밥도둑 반찬으로 더할 나위 없다.
준비 시간도 15분이면 충분하니, 오늘 저녁 상차림 고민도 한결 가벼워진다.
먼저 애호박은 동글동글 얇게 썬다. 그 위에 소금 두 꼬집을 살짝 뿌려두면, 애호박이 스스로 물기를 내기 시작한다. 이 과정이 은근히 중요한데, 나중에 튀길 때 기름이 덜 튀고, 빵가루도 더 잘 붙는다.
5분 정도 지난 후엔 키친타월로 물기를 톡톡 닦아내며 준비 완료. 계란 한 개는 풀어 소금 약간과 후추를 곁들여 간을 맞추고, 부침가루와 빵가루를 접시에 준비해둔다.
이제는 튀김옷을 입힐 시간. 애호박에 부침가루를 살짝 묻힌 후 계란물에 퐁당, 마지막으로 빵가루를 넉넉히 입혀준다. 이때 빵가루를 손으로 가볍게 눌러주는 게 바삭함을 살리는 비결이다.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을 중약불로 달군 뒤, 애호박을 하나씩 올려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준다. 바쁜 마음보단 여유 있는 불 조절이 맛있는 결과를 보장한다.
겉이 타지 않도록 살피며 천천히 익히다 보면, 금세 고소한 향이 부엌을 감싼다.
완성된 애호박 돈가스는 어떤 소스와도 잘 어울린다. 기본은 달콤짭짤한 돈가스 소스, 혹은 케첩 한 스푼도 좋다.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칠리소스를 곁들이는 것도 추천. 아이들과 함께 먹을 땐 후추를 생략하고, 담백한 간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다. 잘 익은 애호박이 안에서 은근히 단맛을 내주기 때문이다.
반찬으로도, 맥주 한 잔 곁들인 안주로도 훌륭한 애호박 돈가스. 별다른 재료 없이도 애호박 하나로 이렇게 근사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즐겁다.
오늘 저녁, 애매하게 남아 있던 애호박 하나로 바삭한 반찬 한 접시, 한 번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식탁 위 초록빛 기분이 한결 산뜻해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