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없는 갈비찜 만드는 순서
설이 다가올 무렵,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냄새가 있다. 뜨끈한 국물 사이로 피어나는 단맛과 짭조름함, 그리고 부드럽게 익은 갈비 한 점이 입안에서 사르르 풀릴 때의 그 감동.
소갈비찜은 명절 음식 중에서도 손이 많이 가는 축에 들지만, 그만큼 온 가족의 젓가락이 가장 많이 머무는 요리이기도 하다.
번거로울 것 같아 망설여졌다면, 이번엔 딱 세 가지 포인트만 기억해보자. 핏물 제거, 양념의 조화, 그리고 채소 넣는 순서. 그 세 가지만 지켜도 누구나 실패 없이 깊고 풍성한 갈비찜을 만들 수 있다.
처음 시작은 소갈비 손질부터. 찬물에 1시간 정도 담가 중간중간 물을 갈아주면 핏물이 자연스럽게 빠진다. 이 과정을 거치면 고기 특유의 잡내도 줄어들고, 육질도 훨씬 깔끔해진다.
이후 끓는 물에 5분간 데친 뒤 찬물에 헹구는 ‘초벌 삶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 단계에서 불순물과 기름이 한 번 걸러지고, 고기가 양념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갈비찜의 맛을 좌우하는 양념장은, 단맛과 감칠맛의 균형이 생명이다. 배와 키위, 양파, 마늘, 생강 등을 믹서에 곱게 갈아 간장과 설탕, 물엿, 맛술, 참기름, 후추를 섞으면 깊은 풍미를 가진 양념이 완성된다.
특히 키위는 연육 작용을 해주어 고기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배즙이 있다면 배 대신 사용할 수 있고, 키위 대신 파인애플도 좋은 대안이다.
초벌 삶은 갈비는 바로 국물에 넣기보다는 참기름을 두른 냄비에 살짝 볶아주면 맛이 훨씬 진해진다. 고기의 표면이 갈색빛을 띠기 시작할 때쯤, 준비해둔 양념장을 넣고 살짝 졸이듯 섞어준다.
그런 다음 육수나 물을 붓고 무와 당근을 먼저 넣고 끓이기 시작한다. 단단한 채소는 초반에 넣어야 고기와 함께 부드럽게 익을 수 있다.
끓어오르면 중약불로 줄여 은근하게 30분간 끓이고, 표고버섯, 양파, 대파, 고추를 마지막에 넣어 마무리하면 된다. 채소는 각각의 식감을 살릴 수 있도록 순서를 지켜 넣는 것이 중요하다.
기호에 따라 밤이나 대추, 은행을 곁들이면 명절 분위기가 한층 살아나고, 남은 갈비찜은 당면을 넣어 국물 자작하게 졸여 먹거나, 밥에 비벼 볶아 먹어도 훌륭한 한 끼가 된다.
조금 매콤하게 즐기고 싶다면 고춧가루 한 숟가락을 슬쩍 더해도 좋다.
손이 많이 간다고 생각했던 소갈비찜, 알고 보면 정성과 순서만 있으면 누구나 따뜻한 상 한 상을 완성할 수 있다. 이번 명절엔 갈비찜 냄새로 집안을 가득 채워보자.
긴 시간 끓여낸 정성과 기다림이 고스란히 담긴 그 한 점이, 분명 누군가에겐 가장 기억에 남을 명절의 맛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