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잼·차까지! 다양하게 활용되는 붉은 열매

꽃사과의 새콤한 맛과 붉은 계절의 기억

by 데일리한상

여름의 끝자락, 동네 공원이나 아파트 화단을 걷다 보면 마치 알사탕처럼 작은 붉은 열매들이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멀리서 보면 그저 관상용 장식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눈부신 보석 같은 빛깔로 사람을 붙잡는다. 그 이름처럼 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 바로 꽃사과다.

kkotsagwa1.jpg 꽃사과 / 게티이미지뱅크

사과라 불리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달콤한 사과 대신 입안 가득 퍼지는 건 톡 쏘는 신맛과 혀끝을 조이는 떫은맛. 처음 맛본 사람은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강렬한 첫인상은 오히려 꽃사과를 특별하게 만든다. 날것 그대로는 부담스럽지만, 설탕에 재워두거나 술에 담가 숙성시키면 거친 신맛은 부드럽고 매혹적인 풍미로 바뀐다.


특히 꽃사과는 펙틴이 풍부해 잼을 만들면 별도의 첨가물 없이도 윤기 있고 쫀득한 질감이 살아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끓여주던 사과잼과는 또 다른 깊은 맛이다.

kkotsagwa4.jpg 그릇에 담긴 꽃사과 / 푸드레시피

이 작은 과일이 가진 진짜 힘은 영양에 있다. 농촌진흥청의 연구에 따르면, 꽃사과는 우리가 흔히 먹는 사과보다 폴리페놀 함량이 몇 배나 높다. 노화를 늦추고 혈관을 지켜주는 힘이 바로 여기에 숨어 있다.


게다가 비타민 C, 케르세틴 같은 유익한 성분도 풍성하다. 그래서 예로부터 말린 꽃사과는 위장을 다스리는 약재로 쓰였다고 한다. 작지만 강한 열매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kkotsagwa3.jpg 꽃사과 열매 / 국립생물자원관

다만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꽃사과의 씨앗에는 소량의 독성이 들어 있어 반드시 제거한 뒤 가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손이 조금 더 가더라도 열매를 반으로 갈라 씨를 빼내고, 과육만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씨를 뺀 열매를 설탕과 섞어 유리병에 담아 두면, 몇 달 후엔 향긋한 꽃사과청이 완성된다. 햇볕에 바싹 말려 차로 즐기면 새콤하면서도 깊은 향이 피어오른다.

kkotsagwa6.jpg 유리병에 담긴 꽃사과와 설탕 / 푸드레시피

곧 동네 가로수마다 빨갛게 익은 꽃사과가 눈길을 끌 것이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엔 아쉬운 계절의 선물.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저 장식품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식탁을 건강하게 채워주는 특별한 보물이 될 수 있다.


올해 가을에는 붉은 열매 앞에서 한 번쯤 멈춰 서, 그 속에 담긴 풍성한 이야기를 떠올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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