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물에 살짝만 데치면 완성, 천연 보양식의 정체는?

산속의 인삼, 산이 내어준 초록의 보약

by 데일리한상

여름의 끝은 늘 조금 피곤하다. 계절이 바뀌기 전, 몸은 한껏 지쳐 있고 마음은 느릿하게 흐른다. 그럴 때면 나는 늘 산을 떠올린다. 푸른 기운이 가득한 그곳엔 묘하게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다. 그 중에서도 ‘산속의 인삼’이라 불리는 두릅은, 자연이 건네는 가장 믿음직한 보양식이다.


두릅은 봄의 새순이지만 그 안에 깃든 기운은 사계절을 통틀어 우리 몸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두릅이 가진 가장 특별한 성분은 바로 사포닌이다.

dooreup5.jpg 도마위에 놓인 두릅과 초고추장 / 게티이미지뱅크

인삼에서도 발견되는 이 물질은 면역력을 키워주고 피로한 몸에 새 생기를 불어넣는다. 혈관 속 노폐물을 씻어내고 피를 맑게 하며, 막혀 있던 순환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도 한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두릅을 ‘기가 허할 때, 몸이 무거울 때 찾는 약초’로 여겨왔다니, 이름값이 괜히 ‘산속의 인삼’이 아니다.

dooreup2.jpg 두릅 뿌리 / 게티이미지뱅크

그런데 두릅의 진가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신진대사를 돕는 비타민 B군, 세포를 지켜주는 베타카로틴, 그리고 비타민 C와 철분, 칼슘까지. 몸을 채우는 영양소가 다정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일까, 두릅의 쌉쌀한 향은 늘 사람의 입맛을 깨운다. 식욕이 사라지는 더운 날, 초고추장에 찍어 한입 먹으면 그 순간만큼은 입안이 맑아지고 기분이 개운해진다.

dooreup1.jpg 끓는 물에 데치는 두릅 / 푸드레시피

두릅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나무에서 돋는 참두릅은 향이 진하고 약간의 씁쓸함이 남는 반면, 땅에서 올라오는 땅두릅은 더 순하고 부드럽다. 어떤 두릅이든 꼭 기억해야 할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데치기’. 끓는 물에 소금을 살짝 넣고 잠시 데쳐내면 특유의 떫은맛이 부드럽게 사라지고, 자연에 남아 있던 미량의 독성 성분도 함께 씻겨 내려간다. 이렇게 준비된 두릅은 초고추장 한 숟가락만 곁들여도 훌륭한 한 접시의 보양식이 된다.

dooreup4.jpg 접시에 담긴 두릅과 초고추장 / 게티이미지뱅크

봄이 되면 시장마다 연둣빛 두릅이 고개를 내민다. 그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반가워진다. 하지만 꼭 봄이 아니어도 괜찮다. 냉동해 두었던 두릅을 꺼내 가볍게 데쳐 먹어도 그 효능은 여전하다.


피로한 하루를 마무리하며 두릅 한 점을 곁들이면, 마치 산바람이 살짝 스쳐가는 듯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자연은 늘 우리의 회복을 잊지 않는다.


두릅은 그 자연이 건네는 작은 위로이자,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이는 초록의 약초다. 오늘 저녁엔 산의 기운 한 점, 두릅으로 기력을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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