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투자로 만드는 달콤한 복숭아 디저트 레시피
가끔은 여름이 조금 삐딱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장을 보며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고른 복숭아가,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의외로 단단하고 밍밍한 맛일 때.
그럴 땐, 괜스레 속상한 마음에 여름의 달콤함마저 멀게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그 실패한 복숭아에도 분명히 쓸모는 있다. 오히려 단단하고 덜 익은 복숭아가야말로 오래도록 여름을 간직하는 데에 더없이 훌륭한 재료가 되어주니까.
이럴 땐 부엌에서 작은 실험을 해본다. 끓는 물에 복숭아를 30초쯤 데쳤다가, 찬물에 담그면 껍질이 스르륵 벗겨진다. 그 모습이 꼭 갑자기 부드러워지는 마음처럼 느껴진다.
껍질을 벗긴 복숭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두는데, 이 과정부터 이미 복숭아는 ‘실패작’이 아니라 ‘예비 디저트’로 거듭난다.
냄비에 복숭아 조각들을 담고, 그 위에 물과 설탕을 3:1 비율로 붓는다. 나는 여기에 레몬즙을 몇 방울 더 떨어뜨리곤 한다. 단맛 속에 감도는 상큼한 산미가 복숭아의 풍미를 더욱 맑고 깊게 만들어준다.
강불로 시작해 끓기 시작하면 3분 정도 더 끓이는데, 이때 올라오는 하얀 거품은 숟가락으로 살살 걷어내야 조림 국물이 맑게 유지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 안에서 설탕은 복숭아 속으로 스며들고, 복숭아의 향은 시럽으로 녹아든다. 서로의 맛을 나누는 이 순간은, 매번 감탄을 자아낸다.
이제 여름을 병에 담아둘 차례다. 열탕 소독해둔 유리병에 따뜻한 복숭아를 과육부터 담고, 그 위로 시럽을 부어 복숭아가 완전히 잠기게 만든다.
뚜껑을 닫고 병을 거꾸로 뒤집어 식히면, 그 안은 자연스럽게 진공 상태가 되어 공기와의 접촉 없이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다. 완전히 식은 뒤엔 냉장고에 넣어두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복숭아 조림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간식이지만, 차가운 요거트나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얹으면 어느새 부엌은 작은 홈카페로 변한다.
복숭아 하나로 시작된 실망은, 부드럽고 향긋한 여름 디저트로 바뀌고, 우리는 그 순간을 기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