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한입에 기운이 돌아오는 물갈비찜 레시피

땀 흘려 먹는 그 맛이 여름을 이겨내는 힘이 된다.

by 데일리한상

가끔은 입맛을 잃고, 몸이 축 처지는 날이 있다. 특히 장마철의 눅눅함과 한낮의 무더위가 겹치는 7월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 날, 주방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냄비 하나가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그 속에 야들야들한 갈비와 아삭한 콩나물, 칼칼한 국물이 어우러진다면, 입맛은 물론 기분까지 되살아난다. ‘물갈비찜’은 그런 음식이다. 찌개처럼 국물이 넉넉하고, 갈비찜처럼 고기 맛은 깊다. 이열치열, 땀 흘려 먹는 그 맛이 여름을 이겨내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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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의 첫걸음은 의외로 설탕에서 시작된다. 해동한 돼지갈비를 물에 담그는 대신, 설탕에 버무려 핏물을 뺀다. 삼투압 작용으로 고기 속 깊이 숨은 잡내까지 빠져나와 훨씬 깔끔한 맛이 난다.


이렇게 핏물을 제거한 갈비는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설탕, 미림, 그리고 감칠맛을 책임질 멸치액젓을 섞은 양념장에 푹 담가 한 시간 이상 재워둔다. 그 시간 동안 양념은 고기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고, 갈비는 더욱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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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깊고 진한 국물의 차례다. 냄비에 재워둔 갈비와 큼직하게 썬 양파, 대파를 넣고 진한 사골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중불에 올린다. 사골육수의 묵직한 맛이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지며, 국물은 차츰 풍성해지고 무게감 있는 맛으로 완성되어 간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뚜껑을 덮고 은근히 끓인다. 갈비는 이 과정에서 한없이 부드러워지고, 채소들은 국물 속에서 단맛을 우려낸다.


갈비가 다 익었을 즈음, 오늘 요리의 두 번째 주인공인 콩나물을 올릴 차례다. 꼭대기까지 수북하게 얹고, 뚜껑을 ‘덮은 채’ 한소끔 더 끓인다.


콩나물 비린내가 걱정될 수도 있지만, 강한 양념이 이미 이를 잡아주기 때문에 오히려 뚜껑을 덮고 빠르게 증기로 익히는 게 탱글탱글한 식감을 살릴 수 있는 비법이다. 콩나물 숨이 죽으면 불을 끄고 5분간 뜸을 들인다. 그 시간 동안 맛은 한층 깊어지고, 재료들은 조용히 하나로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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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에 담아내면, 빨갛고 진한 국물 속에 갈비와 콩나물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자리 잡는다. 야들야들한 고기를 발라 밥에 얹고, 국물을 살짝 끼얹어 한 숟갈. 그 한 입이면 다시 힘이 솟는다. 라면사리를 넣어 먹거나,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별미다.


복잡한 조리법 없이도, 설탕 한 줌과 기다림만으로 완성되는 여름의 보양식. 오늘 한 번, 끓는 냄비 앞에서 이열치열의 맛을 느껴보자. 매콤한 물갈비찜 한 그릇이, 무기력한 여름 저녁을 단숨에 바꿔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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