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오트밀과 곡물가루로 완성하는 부드럽고 고소한 죽 레시피
가끔은 아침부터 기운이 쭉 빠지는 날이 있다. 특히나 7월의 아침은 유난히 숨이 턱 막힌다. 밥상 앞에 앉아도 숟가락이 잘 들리지 않고, 땀에 젖은 몸은 자꾸만 차가운 물만 찾게 된다.
그럴 때 생각나는 게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부드럽게 속을 채워주는 한 그릇의 따뜻한 죽. 오래 끓이지 않아도, 땀 뻘뻘 흘리지 않아도, 단 10분이면 충분히 완성되는 그런 죽이 있다.
바로 오트밀을 주인공으로 한 ‘곡물죽’이다.
이 오트밀 죽이 특별한 이유는 그 속에 담긴 조용한 정성과 영양 때문이다. 단순한 오트밀에 그치지 않고, 콩가루 한 스푼, 들깻가루와 아마씨가루를 각각 한 스푼씩, 거기에 칼슘이 풍부한 검은깨가루까지 더해진다.
한 번쯤은 이름만 들어봤을 법한 이 곡물가루들은 서로 다른 색과 향을 품고 있으면서도 묘하게 어울려, 죽 한 그릇을 깊고 든든하게 만들어준다.
나는 여기에 땅콩버터를 꼭 한 스푼 넣는다. 고소한 풍미를 더하는 것은 물론, 식사를 마치고도 한동안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도와주는 든든한 조력자다. 바쁜 아침, 커피 한 잔과 이 죽 한 그릇이면, 오후까지도 거뜬하다.
조리법은 너무 간단해서 더 좋다. 클래식 오트밀을 다섯 스푼 떠서 냄비에 담고, 준비해둔 곡물가루와 땅콩버터를 차례로 넣는다. 여기에 물 한 컵과 우유 한 컵을 붓고, 중불에 올려 조리한다.
우유가 없을 때는 물만으로도 충분하고, 그럴 땐 소금 한 꼬집을 더해 감칠맛을 살린다. 끓기 시작하면 나무 주걱으로 저어가며 5분 정도만 더 끓인다.
오트밀이 부드럽게 풀어지고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만 신경 쓰면, 어느새 고소한 향이 부엌을 채운다.
죽이 완성되면, 나는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토핑을 올린다. 잘 익은 바나나를 얇게 썰어 얹기도 하고, 블루베리 한 줌을 살짝 뿌리기도 한다.
꿀 한 방울, 메이플 시럽 한 줄기, 혹은 플레인 요거트 한 스푼도 좋다. 때론 아무것도 얹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고소함을 천천히 음미하는 날도 있다.
한 번 만들어 보면 안다. 이 죽은 재료도, 조리도 복잡하지 않지만, 속을 든든히 채워주고 마음까지 따뜻하게 감싸준다.
조금 넉넉히 만들어 뚜껑 있는 그릇에 담아두면, 다음 날 아침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 바로 먹을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특히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날, 이처럼 간단하지만 알찬 한 그릇은 아침을 포기하지 않게 도와주는 고마운 메뉴가 된다.
여름을 이기는 힘은 결국 사소한 것들에서 온다. 힘겹게 하루를 시작할 때, 따뜻한 죽 한 그릇은 생각보다 더 큰 위로가 된다. 오늘 아침, 오트밀과 곡물가루로 나를 위한 따뜻한 시간을 준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