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 딱!15분이면 완성되는 여름 별미 레시피

한여름 저녁, 입맛을 깨우는 '간장비빔국수' 한 그릇

by 데일리한상

어느 여름 저녁이었다. 하루 종일 눅눅한 공기에 지쳐버린 몸은 뭔가 거창한 걸 만들 의욕도, 무거운 밥 한 끼를 받아들일 여유도 없었다.


그럴 땐 찬장 문 하나 열면 만날 수 있는 소박한 재료들로,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한 끼를 만들 수 있다. 소면 한 줌, 간장과 참기름, 그리고 시원하게 매운 청양고추 한두 개면 충분하다.


이름하여 간장비빔국수. 단출한 이름만큼이나 만드는 시간도 단 15분이면 족하다.


ganjang-noodle2.jpg 끓는물에 삶는 소면 / 푸드레시피


이 국수의 비밀은 면발에 있다. 겉은 탱글하고 속은 탄력 있게 살아있는 면을 위해 나는 늘 ‘온도 충격’을 활용한다. 팔팔 끓는 물에 소면을 넣고 하얀 거품이 끓어오를 때쯤 찬물 한 컵을 휙 부어준다.


그 순간 면은 놀라듯 퍼지지 않고 긴장한 채 탄탄한 식감을 유지한다. 이렇게 삶아진 면은 찬물에 몇 번 헹구어 전분기를 빼주는 게 포인트다.


손끝으로 살살 비비며 씻어내면 면발이 서로 들러붙지도 않고, 양념이 고르게 배어드는 준비가 끝난다.


ganjang-noodle4.jpg 간장, 참기름, 다진마늘, 청양고추를 넣은 소스 / 푸드레시피


양념은 간단하지만, 비율만큼은 예민하게 지켜야 제맛이 난다. 간장 2, 참기름 1, 설탕 또는 매실청 0.5의 비율은 마치 오래된 기억 속 밥상의 공식처럼 정확하다.


여기에 다진 마늘 약간, 그리고 송송 썬 청양고추를 넣으면 여름 저녁의 지친 입맛도 단번에 살아난다. 비빔국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 알싸함이니, 고추의 양은 기분 따라 조절해도 좋다.


ganjang-noodle5.jpg 소스에 섞는 소면 / 푸드레시피


물기 뺀 소면을 양념장에 넣고, 공기를 품듯 가볍게 비벼준다. 이때 면을 너무 세게 누르기보단, 젓가락을 느슨하게 쥐고 부드럽게 섞어야 양념이 가닥가닥 스며든다.


이렇게 완성된 간장비빔국수는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나는 때때로 고명을 얹어 작은 변주를 즐긴다.


아삭한 오이채나 김 가루를 얹으면 식감이 더 풍성해지고, 날이 더워 입맛이 없을 땐 식초를 살짝 넣어 새콤한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참기름 대신 들기름을 써도 한결 깊은 고소함이 느껴진다.


ganjang-noodle6.jpg 오이와 김가루를 올린 간장 비빔국수 / 푸드레시피


이 간단한 한 그릇은, 참 신기하게도 그날의 피로마저 가볍게 해준다. 한 젓가락 먹고 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두 젓가락 먹고 나면 왠지 모르게 여름이 조금 덜 덥게 느껴진다.


요란한 조리도 필요 없고, 복잡한 재료도 없지만,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그 어떤 정찬보다 풍성하다.


오늘 저녁, 찬장 문을 한번 열어보자. 어쩌면 거기엔 이 한여름을 든든하게 견디게 해줄, 작지만 확실한 한 끼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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