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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Aug 12. 2020

북미권 직장인에게 없는 것 4가지

미국/캐나다 등 북미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없는 것이 있다?

한국에서 짧게나마 일을 해보았던 경험이 있고, 이제 캐나다에서 일한 지도 꽤 되었다. 캐나다는 물론 미국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있어 이야기를 나누 다 보니 한국에는 있지만 여기는 없는 것들이 더 선명해졌다.


1. 나이

서양권 문화에서 나이는 사생활 영역에 있는 정보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과 말고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나이를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며 친해졌다 해도 나이를 묻는 것에 있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다. 덕분에 나이가 어리거나 또는 너무 많다고 승진에서 제외되는 일은 거의 없다. 경력이 충분하고 팀을 리딩 할만한 제목으로 판단이 되면 나이에 상관없이 부장급 직책을 맡기도 한다. 미국이나 캐나다에 20대 매니저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존댓말과 반말의 개념도 없다 보니 어떤 나이대 라도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다. 한창 리테일에서 일할 때는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나이 때가 20대에서 70대까지로 매우 다양했는데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가장 친한 친구가 50대 중반에 애가 둘이다. 



2. 회식

법카의 은총(?)으로 이루어지는 회식 문화가 여기는 없다. 일단 업무 시간 외에 모임을 가지는 경우는 없고, 간혹 금요일이나 이럴 때 '팀 런치'를 가지는 부서들도 있지만, 이 마저도 개개인의 선택으로 참여하고 결제한다. 연말이 되면 주말에 회사에서 주최하는 파티가 열리는 곳이 많은데 이것 또한 개인의 선택이기도 해서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참가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렇다 보니 가끔은 몇 년을 같이 일해도 단 둘이 일 외의 대화를 나눠본 적 없는 사람들이 생긴다.



3. 정

초코파이에도 정이 있지만, 북미권에서는 회사 안에 정이란 게 별로 없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 사람 바이 사람이긴 하지만, 대부분은 개인주의가 강한 편이라 겉으로 아무리 친하다한들 동료들이 업무에 있어서는 귀찮은 일을 좀 나눠서 도와준다던지, 같이 으쌰 으쌰 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내 자리에 내 일만 잘하면 그만. 그렇기에 북미권에서 강조하는 팀워크는 매우 심플하다. '한 팀으로서 같은 목표를 위해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하자'라는 느낌이지, 누군가 딸린다고 다른 누군가가 나서서 끌어주거나 하는 등의 팀워크는 보기 어렵다. 환경이 좋던 좋지 않던 회사 생활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공채로 같은 시기에 들어간 동기들이 서로를 아껴주고 챙겨주고 하는 모습은 참 부럽기도 했다.



4. 늦은 퇴근과 야근

업계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한국에서는 가끔 일이 많이 없는 사회 초년생들이 위에 사람들이 퇴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자리에 붙잡혀 있는 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또 다들 한 번씩은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일이 없다. 오히려 매니저가 퇴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원들을 붙잡아놓다가 인사과에 찔렸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한다. 게다가 야근이 잦을 수밖에 없는 컨설팅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잦은 야근을 하는 사원에 대해서 비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한다며 그리 긍정적인 시선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분명 이 4가지가 없기 때문에 북미에서 일을 하는 직장인으로서 이득을 보는 부분도 많다. 잘 지켜지는 워라밸. 쓸데없는 오지랖과 정으로 엮이지 않아도 되어서 지켜지는 개개인의 사생활, 그리고 나이로 차별받지 않는 위계질서. 하지만 그의 이면엔 차갑기만 한 현실도 있다. 일이 삶에 큰 일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으로서 일에서 다질 수 있는 친목도 이 힘든 사회생활을 이겨내는데 한몫하기도 했는데, 철저한 개인주의 때문에 회사에서의 시간이 더 지루하고 건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일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내가 힘들더라도 어느 누구에게서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는 부분도 있다. 당연히 이 또한 사람 바이 사람이라 태어나기를 따뜻하게 태어난 사람도 있지만, 문화 자체에서 오는 차이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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