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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Aug 28. 2020

캐나다, 어디로 가야 진짜 살기 좋을까?

밴쿠버, 토론토, 몬트리올, 세 도시에 살아본 비교 후기

밴쿠버, 토론토와 몬트리올은 캐나다의 빅쓰리라고 불리는 가장 큰 세 도시들이다. 다른 지역들에 비해 사람도 많고, 캐나다로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여행을 생각할 때 가장 많이 가는 지역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 세 도시에 3년 이상씩 살아보았다. 시기도, 그때 하던 일들도 다 달랐지만 각 지역들의 장단점을 비교할 만큼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쌓았다는 생각이 들어 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살기 좋은 도시의 기준이 뭘까? 사람들마다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나 삶의 질이 다름으로 완벽한 유토피아가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각각의 도시가 가진 장단점은 매우 확실하다.




생활비

토론토> 밴쿠버>>>몬트리올

토론토의 생활비 수준을 이길 도시는 없다고 생각이 된다. 일단 렌트비가 너무너무 비싸다. 밴쿠버도 그리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토론토에 비해서는 그래도 200-300불 차이는 나는 것 같다. 보편적인 월세는 2000불(한화 약 180만 원) 정도라고 보면 될 듯. 그에 비해 몬트리올은 같은 다운타운 이어도 월세가 700불에서 1400불까지로 다양한 편이다. 깔끔한 스튜디오 아파트를 800불 이내에 구할 수 있으니 월세는 몬트리올이 월등히 낮다. 택스가 높은 편이라고는 하지만, 퀘벡 핸드폰 통신비와 인터넷비도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가격으로 책정되어있는 데다가, 외식비도 매우 저렴하다.


자연

밴쿠버>>몬트리올> 토론토

밴쿠버를 제외한 다른 도시들은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확실히 밴쿠버는 도심 속에서도 자연이 묻어난다. 잉글리시 베이나 스탠리 파크처럼 정말 가까이에 휴식을 취할 만한 자연이 항상 함께한다. 밴프라던지 빅토리아 아일랜드처럼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편안한 분위기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장소들도 많다. 몬트리올도 가까이에 몽 로열 파크와 같은 공간이 있긴 하지만, 갈 곳이 다양하지는 않다. 토론토도 비슷한 느낌이다. 주변에 작은 파크들도 많고 차를 타고 1-2시간만 운전해도 자연을 만날 수 있지만, 밴쿠버처럼 도심 속에 녹아들어 있는 느낌은 아니다.


일자리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

캐나다에 들어와 있는 해외 기업들 혹은 캐나다에 베이스들을 둔 '국내' 기업들의 헤드쿼터는 대부분 토론토에 있다. 스타트업의 숫자도 다른 도시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편.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토론토에 많이 정착을 한다. 밴쿠버에도 많은 캐나다 기업들과 해외 기업들이 들어와 있고, 특히 엔지니어들을 위한 취업 자리가 많은 편이다. 그에 비해 몬트리올을 3위로 꼽은 이유는 아무래도 언어 때문이다. 같은 캐나다지만, 몬트리올은 퀘벡주 아래 있다. 불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영어만 사용하는 사람들보다는 두 언어를 다 사용할 수 있거나  


느긋한 라이프 스타일

몬트리올> 밴쿠버>>>토론토

몬트리올 와 밴쿠버는 느긋한 라이프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적격인 도시들이다. 적당히 일해도 스스로 돈을 벌어 렌트는 내고 살 수 있고, 여가 시간엔 화려한 유흥(?)을 즐기기보다는 피크닉을 하거나, 수영을 하고, 파크에서 자전거를 타는 등의 액티비티를 한다. 가까이에 갈 수 있는 암벽등반 코스들도 많고 겨울에 스키 타러 가기에도 좋은 산들이 많다. 그에 비해 토론토는 조금 더 화려하고 바쁜 면모가 많은 도시이다. 다운타운에 나가면 Financial District(미국으로 치면 월가 같은 느낌?)라고 불리는 지역에 많은 기업들이 몰려있어 직장인들을 많이 볼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소히 말하는 social ladder(사회적 계급)을 올라가기 위해 바삐 네트워킹을 한다. 주말이 되면 화려하게 차려입고 바로 향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으며, 이런 모습에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받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생활 방식을 숨 막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젊은 20대 사회 초년생 둘에게는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고 커리어에 있어서 큰 배움이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사실 사람 사는 곳은 어딜 가나 비슷하고 본인이 원하는 환경에, 잘 맞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인이 어떤 곳에서 적응을 못하는 살아가는 것이 정말 내가 노력을 덜 해서인지, 그 장소가 주는 에너지 때문인지, 또는 내가 친구라고 믿고 붙들고 있지만 언제든지 나를 놓아버릴 수 있는 사람들인지를 잘 들여다보고 새로이 시작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조건 다른 것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이 나의 잘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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