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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Sep 04. 2020

나도 모르게 당했던 인종 차별

다인종/다문화 국가에서도 너무나 쉬운 인종 차별 

다문화 국가로 잘 알려져 있는 캐나다. 인종 차별이 유독 심한 몇몇 나라들에 비해서는 빈도수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로 특히나 자주 인종 차별에 대한 주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필자 또한 안타깝지만 한 번도 인종 차별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겠다. 어릴 때는 몰랐고, 나이 들어 다 알게 된 지금도 순식간에 당하고는 제대로 된 반격(?) 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만 살아온 사람들에게 이는 매우 생소할 수 있는 주제나, 해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도 모르게 당하는 인종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Your English is good^^ (너 영어 잘하는 편이다)

칭찬이라고 하는 소리지만, 사실 이는 동양인들이 당연히 영어를 잘하지 못할 것이라는 근거 없이 기정 사실화된 추측에서 시작된 것이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오히려 한국어에 능통하지 못한 친구들마저도 가끔 이런 코멘트를 받는다고 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 특징: 본인이 얼마나 무례한지에 대해서도 모른다.



What is your "real" name? (너 "진짜" 이름이 뭐야?) 

가족들과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이민자 친구들은 대부분 너무나 어린 나이에 북미 땅에 온 거나, 여기서 태어났다. 그들의 부모님들도 인종 차별을 겪을 만큼 겪어보셨기 때문에 어디에서도 아이들이 무시당하지 않기를 바라서 그들의 법적 이름을 영어 이름으로 제출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No, what's your real name??"(아니, 너 진짜 이름이 뭐냐고) 이라면서 대놓고 무례를 범한다. 거기에다가 이게 내 법적 이름이라고 말하면, "What's your Asian name then?"(그럼 네 동양 이름은 뭐야?) 라며 한술을 더 뜨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Where are you "really" from?(너 진짜 어디서 왔어?)

한국에서 태어난 유학생들보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태어난 친구들이 자주 겪게 되는 어이없는 일이다. 보통 대화는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Where are you from?"(어디서 왔니?)

"I am from Canada"(나 캐나다에서 왔어)

"no, no, no I mean where are you "really" from"(아니, 아니 너 진짜 어디서 왔냐고)

"I am born here.."(나 여기서 태어났다고..)

이게 그냥 이 사람의 오리진이 궁금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저건 아예 다른 말이다. 여기서 태어났거나 어쨌거나에 상관없이 상대방을 북미 국가 시민권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 질문.



So where in China did you come from?(그래서 중국 어디에서 왔어?)

위에 질문보다 더 무례한 질문이 있다면 바로 이거다. 가끔 길을 걷거나 또는 택시 아저씨들처럼 나라는 사람을 아예 모르는 낯선 이에게서 종종 듣게 되는 질문이다. 차라리 물어보기라도 하지,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중국인이라고 생각하고 갑자기 I want to learn Chinese someday(나 언젠가는 중국어를 배워보고 싶어) 라던지 갑자기 중국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는 질문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보통 이럴 때 나는 "어, 나도 배워보고 싶네" 라던지 "일단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는 게 먼저 아닐까?"라고 답을 한다.



How can you not be good at Math?(어떻게 수학을 못 할 수가 있어??)

동양인이라면 당연히 수학을 잘해야 하고 잘할 것이라는 그런 스테레오 타입에서 비롯된 발언이다. 필자는 동양인이었지만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였다. 이과 머리가 1도 없다는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사람으로서 저런 질문은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못 할 수 도있지. 동양인이면 다 잘해야 해? 







Black Lives Matter운동이 발발했을 당시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백인 우월주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흑인 차별에 대해 한국인들을 포함한 많은 동양인들은 냉소적인 시선을 보냈다. 아마 그 바로 이 전에 코로나 19의 창궐과 동시에 동양인들을 바이러스 자체로 취급하던 많은 사람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차별을 행했던 사람들은 백인들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동양인들이 흑인 인권 운동에 무지하다면 이 차별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인종의 인권에 관심을 보이고 동참한 자만이 역차별을 받은 순간에 더 당당하게 외칠 수 있고,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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