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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를주는이 Mar 27. 2022

작은 것들을 바라보게 하는 산책

화려하지 않아도 행복을 주는 것들

산책로를 따라

예쁘게 서 있는 벚꽃나무


해가 갈수록 더 풍성하게

꽃을 피웁니다


팝콘처럼 터져 나온

하얀 벚꽃들을 보느라

하늘을 향해 있는

사람들의 시선


바람에 꽃잎이 날릴 때면

너나 할 것 없이

감탄사를 뿜어 냅니다


그때

 

사람들의 황홀한 시선

따듯한 햇살을 받아

더욱 빛이 나는 벚꽃나무 아래


나의 시선을 끄는

초록의 작은 풀잎들

눈에 들어옵니다


어느 누구도

그 풀잎들을 보려고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커다란 벚꽃나무에

가리어져 햇빛도 바람도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풀잎 위를 오가는

작은 풀벌레들만이

그들이 있음을 알려 줍니다


작지만 옹기종기

모여 있어

눈에 띠지 않아도

초록을 뽐내고


바람이 닿지 않을 만큼

낮은 곳에 있지만

작은 흔들림이 있습니다


때로는

사람들의 발에 짓밟히지만 

아침 이슬의 싱그러움을 먹고

다시 일어섭니다


아무도 보는 이 없어

쓸쓸한 것 같지만

더 당당한 그들만의 세상


늘 그 자리에서

초록을 뽐내는 그들이 있어

나의 산책은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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