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 방앗간

어머니의 사랑

by 연아

이른 아침

시장 골목을 가득 메운

고소한 이 냄새는


자식 사랑 가득 담은

어머니의 향기


작은 깨알 고이 모아

볶고 또 볶아

짜고 또 짜내어


진하고 고소한

사랑을 전합니다


자식들 나눠 줄 생각에

긴 시간 기다리는

마음에 한숨은 사라지고


방앗간 모퉁이에 앉은

어머니들의 웃음소리


맑고 투명한

가을 하늘 아래


하나가 되어

출렁입니다





며칠 전 친정어머니와 함께 작은 재래시장 방앗간을 다녀왔습니다. 직접 농사지으신 참깨를 가지고 볶은 깨와 참기름을 짜기 위해서였습니다. 늘 친정에 가면 얻어 오는 참기름과 볶은 참깨의 제조 과정을 직접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깨를 담은 바구니들이 방앗간마다 길게 줄지어 있었습니다. 명절이 다가오자 어머니들의 분주함이 더 느껴졌습니다. 자식들 나눠줄 마음에 힘든 깨 농사였지만 표정은 무척 밝으셨지요. 서로 처음 보는데도 마음은 하나로 출렁거렸습니다.


깨를 담은 바구니와 함께 어머니들도 그 자리를 뜨질 않고 나란히 줄지어 앉아 계셨습니다. 혹시나 힘들게 농사지은 자신들의 깨 바구니가 바뀔까 봐 자리를 뜨질 못하고 계속 지키고 앉아 계셨지요. 고소한 참기름 향기만큼 진한 어머니들의 사랑이 전해져 왔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긴 시간 힘들게 짜 온 참기름을 보니 한 방울도 흘릴 수가 없었습니다. 씨를 뿌린 날부터 깨를 수확해 말리고 또 털어서 깨끗하게 씻어 방앗간에서 참기름이 되기까지...

어머니의 수고와 사랑이 어느 한순간도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그 사랑에 감사하며 참깨와 참기름으로 맛을 낸 반찬들을 식탁에 내어 봅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식탁 위에 한가득 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