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멈추지 않는
시간의 흐름에 잠깐의 생각이
그 시간을 거스른다
어디론가 향하는 어느 겨울
하얀 눈이 발목을 뒤덮었다
아무도 찾지 않은 흔적이 고스란히
세상을 하얗게 덮고 있을 때
첫 발자국을 남기는 두 사람.
순백의 차가운 양탄자는
눈이 부시게 따듯했다
어떤 시간의 찰나에도 차가움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았다
차가울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것은
오히려 우리의 사랑이었다
그 시간이 이렇게도 선명한데
한 발자국 겨우 뗀 거리만큼 금세
오랜 시간을 건너왔다
밤마다 뒤척이며 돌아 누웠던
그 발자국이 남긴 많은 흔적들이
이제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무르익어 가고
우리의 가슴에 아픔으로 그어졌던
빗금들이 서서히 아물어 갈 때쯤
더욱 선명하게 빛나는 설경위에
새롭게 내딛는 두 발자국을 다시 본다
차가울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그 해 겨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