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제주의 하늘은 낮고 푸르렀다
힘들었던 지난날을 돌아보며...어느 가을
유난히 아팠던 계절을
세 번이나 지나고
다시는 아프지 말자
약속하며 떠났던 여행
그림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푸른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
내 허리와 나란히 뻗어 있는
돌담을 오르는 담쟁이들
백색의 고운 모래가루 밭
애월의 어느 바닷가
행복한 웃음을 주기 위해
애쓰는 주변의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
아팠던 계절은 어느새
떠나가고
낙엽 지는 이 계절에
새싹이 돋아날 듯 봄이 온다
새별 오름에 올라 지는 해를 바라보며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이제 다시는
아프지 말자고
그 해 가을
제주의 하늘은
유난히 낮고 푸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