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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을 만드는 브랜드 vs 사라지는 브랜드

임영웅 팬덤에서 배우는 브랜드 충성도의 5가지 법칙

by 일상마케터

막내 이모는 ‘영웅시대’다.

내가 아는 사람 중 수학을 가장 잘하는 분인데, 지금은 내가 아는 사람 중 임영웅이라는 가수를 가장 깊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덕분에 우리 부모님도 그 어렵다는 임영웅 콘서트 VIP석에서 방방 뛰고 오셨고,이모가 콘서트를 집에서도 보라며 대신 결제해준 OTT 덕분에 방구석에서도 클럽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모부는 나름 CEO이신데도, 임영웅 전국 콘서트 기간이 되면 방방곡곡을 누비며 이모와 이모의 팬클럽 친구들을 에스코트(?) 하시느라 정신이 없다.


이렇게 팬덤은 강력하다. 한 사람의 인생, 나아가 가족 전체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꿔놓을 수 있을 만큼.

마케터로서 가슴뛰는 순간은, 팬덤이 탄탄한 스타와 충성도 높은 고객을 가진 브랜드가 등장할 때다.

마케터의 마음 한켠에는 늘 갈망이 있다.


“나도 언젠가는, 사람들이 동경하고 오래 기억할 만한 브랜드 하나쯤은 만들고 죽어…야… 아니, 만들며 살아야지.”


그래서 오늘은 한 브랜드의 충성도와 팬덤은 어떻게 생기는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고객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할인(프로모션)’과 ‘덤(서비스)’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로만 브랜드 충성도를 만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할인과 서비스만 반복하다 보면 시장에서 치킨게임의 희생자가 되어, 결국 사라지고 만다. 30년, 100년 넘게 생존하는 브랜드는 예외 없이 자신만의 팬덤을 가지고 있다.


브랜드 충성도나 팬덤이 생기는 이유는 단순히 "제품이 좋아서"가 아니다. 사람들은 브랜드를 통해 어떤 정체성, 감정, 연결감을 느낄 수 있을 때 그 브랜드에 깊이 몰입하게 되고, 지속적으로 지갑을 연다.


언제 브랜드의 충성도와 팬덤이 생기는가?

1. ‘자기 정체성’이 투영될 때

사람들이 특정 브랜드에 충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브랜드는 나를 잘 표현해줘”라는 감정이다.


예:

Apple → “나는 창의적이고 직관적인 사람이야”

무인양품(MUJI) → “나는 본질을 추구하는 단순함을 사랑해”

탬버린즈(Tamburins) → “나는 감각적이고 특별한 취향을 가졌어”

브랜드는 단순히 소비하는 제품이 아니라, ‘나’를 설명하는 언어가 된다.


2. 브랜드의 일관된 메시지가 ‘신뢰’를 줄 때

반복적으로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이 브랜드는 중심이 흔들리지 않네”라는 예측 가능성을 준다. 그 예측 가능성이 곧 신뢰가 된다.


예:

이솝(Aesop)은 언제나 중성적인 색감과 철학적 문장, 조용한 톤 → 진정성과 교양의 이미지

결국 충성도는,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를 반복하게 만든다.


3. 브랜드가 감정의 기억과 연결될 때

사람은 사실을 기억하지 않는다. 그때 느꼈던 감정을 기억한다.


예:

스타벅스는 커피를 마시러 가는 곳이 아니라, 일상을 리셋하는 휴식의 공간

롤렉스는 시계를 사는 게 아니라, 성공의 순간을 기록하는 의식

브랜드는 결국 기억을 파는 것이다. 충성도는 감정의 누적에서 시작된다.


4. 사회적 연결감과 ‘소속감’이 생길 때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유사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어 한다. 브랜드가 특정 취향, 문화, 태도를 공유하면, 그 브랜드를 통해 ‘우리’가 만들어진다.


예:

BMW 라이더스 클럽

Lululemon 요가 커뮤니티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클래스


브랜드 팬덤은 단지 ‘좋아서’가 아니라, 함께하며 생긴 유대감에서 탄생한다.


5. 단순 보상이 아닌 ‘감정적 보상’이 주어질 때

충성도 높은 브랜드는 포인트 적립이나 사은품을 넘어서 “당신은 특별한 고객이에요, 우리와 특별한 사이에요요”라는 정서적 보상을 설계한다.


예:

3번째 구매 시, 감사 메시지와 작은 사은품

생일에 도착하는 퍼스널 카드

VIP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비공개 한정 제품

팬덤은 기능이 아닌 감정의 차별화에서 시작된다.


브랜드는 1,000명의 진짜 팬만 있어도 지속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2008년 케빈 켈리(Kevin Kelly)가 제시한 이 개념은 ‘진정한 팬 1,000명’만 있어도 창작자나 브랜드가 자립할 수 있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그만큼 충성도 있는 팬 하나의 가치가 깊고 넓다는 뜻이다.


폭발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뿌리 깊은 팬덤을 가진 브랜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팬덤도 결국 ‘사람’이다. 그 단단한 팬덤이 흔들리는 순간, 아무리 위대한 브랜드라도 위기를 맞게 된다.


오래가는 브랜드는 알고 있다. ‘영원한 충성은 없다’는 진리를 기억하며 겸손함을 가지고 고객에게 끊임없이 새로움과 놀라움을 선사해야 하는 것을.




브랜드 충성도 (Brand Loyalty)
브랜드에 대한 반복 구매와 감정적 연결이 깊은 상태. 단순한 고객 만족을 넘어선 지속적 애착.


감정적 보상 (Emotional Reward)
기능이나 금전적 혜택보다, 개인적인 감정에 주는 보상. ‘기억에 남는 브랜드’를 만드는 핵심.


정체성 투영 (Self-Identity Projection)
브랜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거나 설명하는 감정. “이 브랜드는 나를 닮았다”는 느낌.


소속감 마케팅 (Community Attachment)
브랜드가 사회적 연결망 역할을 하면서 소비자 사이에 커뮤니티와 문화가 형성되는 현상.


1,000 True Fans
케빈 켈리의 개념. 충성도 높은 1,000명의 진짜 팬만 있다면 창작자나 브랜드는 생존 가능하다. 숫자가 아닌 깊이 있는 연결이 중요함을 강조한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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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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