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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Jul 15. 2019

알고보면 깜짝놀랄 '메두사'의 진실

마녀, 괴물로 불렸지만 비운의 여인이었던 ‘메두사’를 둘러싼 진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녀 혹은 괴물, ‘메두사’는 그리스 로마 신화 내에서도 가장 흉측하고 파괴적인 설정으로 인해 오늘날 ‘악녀’의 근원으로 칭해지고 있는 여인이다. 머리 위로 헝클어진 듯 똬리를 튼 기괴한 뱀들은 맹독을 품은 날카로운 혀를 날름거리고, 메두사의 두 눈은 너무나 공포스럽고 냉혹해 사람들이 그 얼굴을 보기만 해도 돌로 변해버린다. 이처럼 잔인하고 추악한 괴물 혹은 마녀로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는 메두사이지만, 메두사도 괴물로 타락하기 이전에는 평범한 사람이자, 아름다운 여인 중 하나였다. 한때는 아름다운 꿈을 먹고 살아가던 여인이 추악한 권력에 의해 괴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아래에서는 메두사가 비운을 품은 마녀 혹은 괴물로 타락하게 된 모든 진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메두사는 마녀인가, 괴물인가?


메두사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이자 마녀이다. 메두사를 둘러싼 신화에 대한 배경으로는 스테노, 에우뤼알레, 메두사로 이루어진 고르고 세 자매들 중 하나라는 설이 일반론이다. 아버지는 포르키스이고, 어머니는 그의 누이인 케토이다. 그라이아이의 세 자매와는 친자매 사이를 형성하고 있다.

메두사의 저주는?


만화나 영화 등에서는 메두사의 마법을 두고 눈이 빛나면서 상대를 돌로 굳게 만드는 ‘저주’라고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메두사의 이러한 능력은 ‘저주’가 아니며, 메두사를 직접 본 사람들의 공포로 인해 몸이 굳는 것과 같은 현상을 메두사의 저주로 형상화한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다수의 여러 문헌에서는 메두사의 두 눈을 사람을 유혹하는 눈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메두사가 괴물이 되기 전 엄청난 미인이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괴물이 되기 전의 메두사는 정말 미인이었을까?


메두사가 괴물로 변하기 전의 배경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다른 견해가 주장된다. ‘비블리오테케’에 의하면 포르키스와 케토 사이에서 태어난 고르고네스 세 자매는 본래부터 흉측한 얼굴과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실뱀으로 되어 있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르고네스 세 자매의 눈은 워낙 강렬하고 매서워서 보는 이들을 그 자리에서 돌로 변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주장에 따르면 메두사는 날 때부터 괴물이었고, 일반적인 ‘미인상’에도 속하지 않는 마녀 혹은 괴물이라는 것이 된다.

메두사는 아테나 여신을 섬기는 신전의 무녀였다?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메두사를 둘러싼 진실에 대해 새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오비디우스에 따르면, 메두사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에 빠져버리게 만들 정도의 관능적인 미인이었으며 아테네여신을 섬기는 신전의 무녀였다. 그런데 메두사의 아름다움에 반해 사랑에 빠진 신 포세이돈이 메두사에게 건넨 구애를 거절당하자, 그녀를 성폭행했다고 한다. 이것은 처녀여신이자 아테네여신을 섬기는 메두사에게 엄청난 신성모독으로 작용했지만 메두사는 신의 힘을 가진 포세이돈에게 반기를 들 수 없었다. 더 최악인 것은 오히려 아테나가 메두사에게 혹독한 저주를 내린 것이다. 바로 ‘신성모독’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메두사는 마주치는 순간 돌로 변하게 하는 두 눈, 뱀의 머리카락을 가진 괴물로 변한다. 다만 이러한 전승은 고대 전승에서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주장이라고 한다.

메두사는 포세이돈의 연인이었다?


메두사는 포세이돈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포세이돈의 연인이었다는 일부 견해도 전해진다. ‘변신이야기’ 또한 메두사를 빼어난 외모를 지닌 미인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녀는 특히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여인으로 수없이 많은 남자들이 메두사에게 구애를 보냈다고 하는데, 이후 아름다운 여인이었던 메두사는 포세이돈의 연인이 되었다. ‘신들의 계보’에서는 아테나 신전에서 포세이돈이 메두사와 사랑을 나누게 되었는데, 이를 보게 된 아테나가 분개해 메두사의 자랑인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흉측한 실뱀으로 만들어버려 그녀를 흉측스럽고 괴상한 괴물로 변하게 했다고 전해진다.

메두사의 처참한 말로


메두사의 처참한 말로는 아테나의 분노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테나는 다나에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페르세우스를 도와 그가 메두사를 처단하는 것을 도와준다. 메두사의 두 눈을 직접 보게 되면 돌로 변하기 때문에 페르세우스는 청동 방패를 이용해 비춰진 메두사의 모습을 보고 그녀의 머리를 베어내는 데 성공한다. 이렇듯 처음부터 끝까지 메두사의 운명은 신들의 추악한 권력관계에 의해 좌우되었으며, 그 끝은 처참한 비극으로 끝나게 된다.

메두사에게는 자식들이 있었다?


메두사가 페르세우스에게 목이 베일 때, 그녀는 생명을 임신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메두사의 목이 베일 때 분출된 피로 인해 포세이돈의 자식들인 백마 페가소스와 게리온의 아버지인 크리사오르가 태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신들의 계보’에서는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목에서 머리를 베어내자 크리사오르와 페가소스가 솟아나왔다’라고 전하고 있다.

메두사의 사후는?


메두사는 죽어서도 평온하지 못했다. 메두사의 잘려 나간 머리가 아테나의 아이기스에 붙여지거나 방패의 장식품이 되는 등 죽어서도 이루 말 못할 모멸감을 당한 것이다. 메두사의 머리에 담겨진 의미가 ‘보호자(guardian/protectress)’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을 미루어 개인이나 건물을 보호하는 수호의 역할을 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메두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


메두사를 둘러싼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의 모티브였을 뿐만 아니라 고대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했다. 폼페이 유적에서 발굴된 헬레니즘 예술의 걸작인 ‘알렉산더의 모자이크’ 작품에서는 메두사 그림이 그려진 흉갑을 찬 알렉산더 대왕이 그려져 있다. 또한 고대 그리스 역사에서는 아이들의 액막이 방지의 의미를 담아 부뚜막에 메두사의 그림을 새기곤 했다. 근현대에 이르러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루벤스가 메두사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작품을 남기곤 했다. 대표적인 작품은 루벤스의 ‘메두사의 머리’가 있다. 오늘날 영화에서는 타이탄, 퍼시잭슨과 번개도둑에서 각기 다르게 해석한 메두사를 볼 수 있다.

메두사가 지닌 상징성


대중매체에서 메두사는 여성 악당 캐릭터의 모티브가 되거나 흉측한 괴물로 등장해 공포나 혐오감을 선사하곤 하지만, 메두사가 지닌 상징성은 결코 폄훼해서는 안될 만큼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신화라는 문학을 기반으로 하여 소설 속 메두사가 지닌 상징성을 세상 밖에 꺼내 예술과 결합하고 풀어내 하나의 서사를 이루게 했다는 것에서도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현대 정신분석학에서 메두사는 아들을 사랑할 위험이 큰 어머니, 혹은 여성의 생식기, 가부장제에 반발한 여성 등으로 해석하는 학자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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