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타고 흥행 역주행한 저예산 영화들
저예산 영화는 초보 감독이나 제작사 등이 예산을 적게 들여 제작한 영화 혹은 B급 영화, 독립영화를 의미한다. 보통 할리우드에서는 1억 달러 미만, 한국에선 100억 원 이하로 제작된 영화를 저예산 영화로 분류한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영화가 신박한 소재나 작품성으로 입소문을 타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 흥행은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으며 수상의 영예까지 얻은 일명 ‘대박 터트린 저예산 영화 10 (해외편)’을 선정했다.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을 수상한 미국 공포 영화 ‘겟아웃’은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친구의 집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작비 450만 달러에 월드 박스오피스 2억 5,000만 달러로 50배가 넘는 수익을 챙겼다. 개봉 24시간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 흑인 감독 영화 사상 세계 최대 흥행작이며 종전 북미 박스오피스 흑인 감독 1위이던 ‘무서운 영화 1편’ 흥행기록을 경신했다. 한편 ‘겟아웃’은 국내에선 수입 예정조차 없었는데, 네티즌들이 국내 개봉을 강력하게 요청해 개봉이 확정되며 박스오피스 1위까지 달성했다.
‘쏘우’는 ‘스크림’ 3부작 이후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호러 영화다. ‘쏘우’ 1편(2004년)은 초저예산인 120만 달러로 제작돼 1억 3천만 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이며 역대 제작비 대비 흥행 수익이 가장 높은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1편의 흥행으로 2편이 제작됐으나, 여전히 저예산인 4백만 달러로 만들어져 미국 8,700만 달러, 해외 5,900만 달러를 벌었다. 3편은 제작비 1천만 달러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3편은 1,2편에 비해 혹평에도 불구하고 미국 8,030만 달러, 해외 수익 7,840만 달러로 여전히 흥행에 성공, 시리즈는 계속됐다.
‘23 아이덴티티’는 900만 달러 저예산으로 만들어 전 세계에서 30배가 넘는 2억 7,0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더불어 로튼지수 76%를 기록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잡으며 그동안 부진했던 샤말란 감독이 재평가되는 계기가 됐다. 샤말란 감독은 2004년 개봉한 ‘빌리지’ 이후 13년 만에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제작자는 속편은 전작의 "비현실적인" 제작비보다는 많은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997년 제작된 미국 페이크 다큐 호러 영화다. 약 75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 수익 2억 4800만 달러를 거둬들여 호러 영화 사상 최저 제작비의 최대 흥행작으로 선정돼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1994년 10월, 영화학도 3명이 메릴랜드주 버키츠빌 숲에서 다큐멘터리 촬영 중 실종됐다. 1년 후 그들이 찍은 필름만 발견됐다. 그리고 그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그들이 찍은 필름을 상영한 영화"라고 홍보해 큰 성공을 거뒀다.
블럼하우스 프로덕션이 제작한 호러 영화 시리즈인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블럼하우스의 첫 출세작이다. 이 영화는 15,000달러의 제작비로 무려 1억 9,340만 달러라는 엄청난 흥행 수익을 내 제작비 대비 수익률 1위 영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원래 2007년에 영화제에 출품되고 일반 상영 없이 DVD로 곧장 출시된 단순한 저예산 영화였으나, 스티븐 스필버그가 배급권을 산 후 내용을 조금 수정해 2009년 극장에서 상영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는 2018년에 개봉한 일본의 저예산 영화다. 영화 제작비는 총 300만 엔으로 전형적인 저예산 독립영화인데 예상치 않은 흥행으로 제작비의 1,00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등 초대박을 터뜨렸다.(2018년 11월 26일 기준) 이 영화는 첫 개봉 당시 제한적 상영으로 진행됐으나, 개봉 후 평이 좋아 상영관이 늘어나며 흥행 역주행했다. 하지만 일본영화계의 구조적 특성상 감독이나 배우 등은 흥행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감독은 겨우 30만 엔의 보수를 받았고, 배우들은 전원 무료 출연했는데 흥행에 따른 보너스도 없었다고 한다.
스쿨 오브 락,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의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연출한 작품으로 6살 소년이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12년간의 시간을 실제 시간에 맞게 촬영해 촬영기간이 무려 12년에 달하는 예술 영화다. 제작비는 400만 달러 정도 들었는데, 에단 호크나 패트리샤 아퀘트를 제외하면 무명 배우들을 기용해 캐스팅 비용도 적게 들었고, 촬영지도 감독의 고향이자 거주하고 있는 텍사스에서 1년에 15분 촬영했다. (2010년 이후 할리우드 저예산 영화 1,000만 달러 이하)
2016년에 개봉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장편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일본 영화이고, 대한민국에서 공식 상영된 일본 영화 중 역대 흥행 1위이다. 제작비 325만 달러가 투입돼 3억 5,800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비평가 와타나베 다이스케는 이 작품의 기록적인 대흥행의 원인을 기존 신카이 감독 작품 특유의 세카이계, 미소녀 게임 분위기를 답습하면서도 주인공을 리얼하게 설정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원스’는 제 80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수상작으로 2007년에 개봉한 아일랜드 영화다. 뮤지컬 출신 감독인 존 카니가 연출 및 각본을 담당, 글렌 핸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가 음악을 담당해 직접 작곡하고 불렀다. 음악적인 측면에도 훌륭한 실력의 뮤지션들이 모여 만들어낸 수작으로 꼽힌다. 특히 'Falling Slowly'는 워낙 유명해 영화는 몰라도 주제가 만큼은 아는 사람이 많다. 당시 15만 달러(지금 한화로 약 1억 4천만 원 상당) 저예산으로 촬영, 미국에서 943만 달러, 해외 1,127만 달러 모두 합쳐 2,070만 달러가 넘는 흥행을 거뒀다.
엘 마리아치 3부작의 첫 작품이자,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처녀작으로 로드리게즈는 이 작품으로 당당히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친척을 캐스팅하고, 스태프 단 한 명도 없이 감독 혼자서 촬영하는 등 제작비를 최대한 아껴 7,000 달러로 제작했다. 처음에는 비디오 시장을 타겟으로 제작했으나, 에이전트를 만나게 돼 미국 콜럼비아 픽처스에서 배급을 맡게 된다. 소규모 극장에서 개봉한 ‘엘 마리아치’는 제작비 300배에 달하는 204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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