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스의 담요’, 실은 나쁜 버릇이 아니었다면?
유명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누피를 기억하는가? 스누피의 주인인 찰리브라운의 친구 중엔 항상 담요를 끌고 다니는 캐릭터가 있었다. 이름은 라이너스. 라이너스에겐 그 담요가 ‘애착 물건’이었던 셈이다. 흔히 우리는 아기가 애착 물건, 혹은 애착 인형에 집착하는 걸 아기의 발달에 있어 안 좋은 신호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실은 잘못된 것이다. 애착 인형은 부모가 전부였던 아기의 세상을 한 단계씩 넓혀주는 좋은 도구이자, 첫 번째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애착 인형이 아기에게 미치는 긍정적 효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기들은 보통 태어난 후 6개월이 되면 엄마와 아빠를 타인과 구분하기 시작한다. 부모와 강력한 애착 관계가 형성되고, 신뢰감을 만들어 가기 시작하는 시기인 것이다. 그리고 이때, 마치 부모와 같은 안정감을 주는 상대로서 아기 스스로가 애착 인형을 선택한다. 말하자면 애착 인형은 아기에게 있어 부모나 마찬가지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아기가 부모에게 강한 신뢰감과 애착 관계를 가지게 되는 만큼, 부모와 떨어지게 되는 상황이 오면 견딜 수 없는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증세를 ‘분리불안’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아기는 그 불안감을 애착 인형을 통해 가라앉힌다고 한다. 부모가 잠시 곁을 비우더라도, 애착 인형을 나와 함께하는 ‘동지’로 인식하는 것이 분리불안증세를 해소시키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아직 제대로 된 친구를 사귀기 이전, 아기는 애착 인형을 통해 사회성을 기른다. 애착 인형을 데리고 잠을 재워주거나, 안아주거나, 혹은 머리를 빗기는 등 어른들의 행위를 모방하면서 새로운 역할을 미리 배워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애착 인형의 부모가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면서 진짜 관계를 만들기 이전, 상대방과 상호작용하는 법을 스스로 체득하는 시간을 가진다.
애착 인형과 아기는 여러 가지 놀이를 하기도 하고, 온갖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를 통해 아기는 언어적 발달을 이뤄 나가는 동시에, 여러 가지 감정적 표현을 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때 아기는 애착 인형을 그저 인형이 아니라, 정말로 살아 숨 쉬는 자신의 친구라고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오감을 키우고, 다양한 감정을 배우며, 상상의 나래를 끝없이 펼쳐 나가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기들은 애착 인형을 자신이 가는 모든 곳에 데리고 다니면서 ‘집착’을 보이는데, 이 집착이라는 것이 꼭 나쁘게만 작용하지는 않는다. 애착 인형에 집착한다는 건, 곧 몰입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아이들은 애착 인형을 통해 오롯이 한 가지 대상에만 골몰하는 ‘집중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새벽에도 잠을 설쳐 부모를 힘들게 하는 아기들이 많다. 이런 아기들에게도 애착 인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친구인 애착 인형이 아기들의 마음을 진정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이 부드러운 소재로 이뤄져 있는 애착 인형의 특성상, 이 인형을 끌어안고, 몸을 비비는 등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하다 보면 아기는 자연스럽게 편안한 수면 속으로 빠져들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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