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도시 빈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풍미가 좋은 비엔나커피와 소시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빈 소년 합창단,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등 빈 하면 의외로 생각나는 것들이 많다. 특히 빈이 가진 도시의 매력은 다른 유럽과는 분명히 다르다. 오스트리아의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번잡함이 없다. 그렇다고 너무 심심하지도 않다. 유럽 특유의 빈티지함과 정갈한 느낌을 동시에 갖고 있는 낭만의 도시이며 합스부르크 왕조의 역사가 깃들어 있어 위엄과 클래식의 진수를 느껴볼 수도 있다. 오스트리아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명소를 소개한다.
빈의 혼이라고 불리는 슈테판 대성당은 300년에 걸쳐 1147년 완공되었다. 하지만 12세기에 대화재를 겪고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파괴되면서 재건축과 재보수를 거듭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처음 마주하는 순간 그 크기와 위엄에 단숨에 압도당하고 만다. 내부로 들어서면 웅장함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종탑에 오르면 빈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고 25만 장의 타일로 만들어진 모자이크 지붕의 풍경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이곳은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화려한 결혼식과 장례식이 치러진 곳이기도 하고 지하 무덤에는 오스트리아의 역대 왕들과 흑사병으로 사망한 약 2,000명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기도 하다.
아름다운 분수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궁전으로 1560년대에 처음 짓기 시작해 1700년에 완공되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지냈던 곳이자 6살이었던 모차르트가 연주했던 방,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 통치 시 머물렀던 방 등 역사적으로 흥미로운 장소가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모두 뒤로하고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드넓게 펼쳐진 정원이다. 상당히 넓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매우 잘되어 있다. 정원 끝에 가면 18세기 프로이센 격파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글로리에테 건축물이 있는데 이곳에 올라 바라보는 궁전의 전경 또한 아름답다.
오스트리아 바로크 건축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힐데브란트가 설계한 곳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만큼 아름다운 바로크 건축 양식을 띠고 있다. 이곳은 상궁과 하궁으로 나뉘는데 그 사이에는 드넓은 프랑스식 정원이 자리 잡고 있다. 아름다운 궁의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서도 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다른 이유는 바로 클림트의 작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황금빛 그림은 전시관을 단숨에 압도한다. 그리고 그의 영향을 받은 에곤 실레의 작품들도 함께 감상해볼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빈에서 100년 전통의 슈니첼 맛집으로 알려진 피그 뮐러에 방문해보자. 슈니첼은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요리로 송아지 고기나 돼지고기를 망치로 두들겨 연하게 만든 후 밀가루와 계란, 빵가루를 묻혀 튀긴 커틀릿의 일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슈니첼이라고 극찬할 만큼 맛에 있어서는 가히 독보적이다. 왕 돈가스를 연상시키는 듯 큼지막한 사이즈에 맥주 한 잔까지 곁들인다면 최고의 식사가 될 것이다.
여행의 또 다른 묘미는 쇼핑이다. 굳이 사지 않아도 눈으로 즐기는 쇼핑 또한 소중한 추억이 된다. 빈의 구시가지 중심에 있는 슈테판 대성당부터 국립 오페라 극장까지의 거리를 게른트너 거리라고 부르는데 기념품 상점이나 명품관, 레스토랑, 카페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모여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치 테마파크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양옆으로 쭉 늘어선 고풍스러운 건물을 둘러보는 것도 좋고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좋다.
파리, 밀라노와 함께 유럽 3대 오페라하우스로 알려진 곳으로 VIP석은 여행자에게 다소 부담될 수 있는 금액이지만 스탠딩석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니 음악의 도시에서 직접 오페라를 감상해보는 것도 훌륭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폐허가 되어 버린 도시의 건물 중 가장 먼저 복원을 시작한 곳인 만큼 이곳 사람들이 오페라 하우스를 얼마나 특별하게 여기는지 짐작된다. 하늘에 어둠이 내리고 나면 산책 삼아 이곳 주변을 돌아봐도 좋다. 빈의 밤을 밝히는 오페라하우스의 전경이 무척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13세기부터 1918년 제국 멸망 때까지 왕가의 왕궁으로 사용됐다. 구왕궁과 신왕궁으로 나뉘는데 구왕궁은 빈 소년 합창단이 공연하는 왕실 예배당과 1차 세계대전 전까지 황실의 모든 보물을 보관한 왕실 보물관 등으로 사용 중이고 신왕궁은 현재 대통령 집무실과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도시 안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그 규모가 상당한데 600년에 걸쳐 끊임없이 새로운 양식으로 건물을 지으며 그 규모를 넓혔기 때문이다.
빈이 음악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특히 빈 미술사 박물관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마드리의 프라도 박물관과 함께 유럽 3대 미술관으로 꼽히고 있다.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 옆으로 장관을 이루는 르네상스 양식의 두 박물관이 있는데 하나는 미술사 박물관, 다른 하나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수 세기 동안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모아온 미술 작품들과 여러 후원자들이 기증한 작품을 바탕으로 설립되었다.
빈 미술사 박물관을 관람했다면 마주 보고 있는 자연사 박물관도 함께 둘러보는 것이 좋다. 오스트리아의 여왕이었던 마리아 테레지아의 부군인 프란츠 1세는 희귀한 광물이나 동식물을 수집하는 것이 취미였는데 그 수집품을 바탕으로 설립되었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에서 선정한 세계 10대 박물관 중 과학박물관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을 정도로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자연에 관한 자료가 방대하게 전시되어 있다. 특히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미술 조각품이라고 알려진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소장되어 있다.
빈 국회의사당은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를 염원하며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을 모티브로 1873년 완공되었다. 외관뿐만 아니라 건물 내부도 그리스식 기둥을 세웠고 건물 앞에는 지혜의 여신 아테네가 왼손에는 창을, 오른손에는 승리의 신 니케를 들고 서 있다.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빈 시청사는 1883년 완성되었는데 고딕풍의 양식으로 아름답게 지어졌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여유롭게 보내기도 하는데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아름다운 조명으로 꾸며지며 대형 마켓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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