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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Feb 03. 2020

나라별 독특한 결혼문화

우리는 이렇게 결혼해! 나라별 이색 결혼 문화


결혼식 하면 보통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턱시도 입은 신랑의 모습을 떠올린다. 가장 보편화된 결혼식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이런 평범함 속에도 그 나라만이 가진 독특한 문화가 있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식 전에 신랑 친구들이 신부 집을 찾아 ‘함 사세요’를 외쳤고 결혼식이 끝나고 전통 의상으로 갈아입은 후 신랑, 신부가 맞잡은 천 위로 대추와 밤을 던져주기도 했다. 각 나라가 가진 고유의 결혼식 문화를 알아보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껴보자.

터키


터키에서는 예전에 결혼 적령기가 된 여성의 집의 지붕에 병을 얹어 놓았다. 보통 병의 크기와 여자의 나이가 비례했는데 이 병을 떨어뜨리거나 깨뜨리는 남성을 초대해 커피를 대접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 40년 동안 기억한다는 유명한 터키의 속담처럼 터키에서 커피의 의미는 매우 상징적이다. 이때 남성이 마음에 든다면 아무것도 넣지 않은 블랙이나 설탕을 넣어 대접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소금이나 후추, 거품 등을 넣었다. 그 후 서로 마음에 들면 남성의 아버지가 여성의 집을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결혼을 준비한다. 결혼식이 집안의 가장 큰 행사라고 여기기 때문에 보통 90% 이상이 3일 동안 이루어지는데 요즘은 많이 간소해지긴 했지만 시골에서는 여전히 3일 동안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인도


대게는 남자가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하지만 90% 이상 중매결혼을 하는 인도에서는 이와 반대로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프러포즈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양가 부모님들이 신랑신부의 사주를 이용해 궁합을 보는 것처럼 인도에서는 별자리 점을 보고 결혼하기 좋은 날과 시간을 받곤 한다. 만약 두 사람의 별자리 궁합이 좋지 않다고 나오면 헤어지는 커플도 꽤 된다고. 결혼식 전에는 인도의 전통 의식인 멘디를 그린다. 멘디는 헤나를 사용해 손등이나 팔 등에 화려하고 정교한 문양을 새기는데 보통 신랑의 이니셜이 숨겨져 있고 신랑이 식 전날 밤 그 이니셜을 꼭 찾아내야만 한다.

스코틀랜드


스코틀랜드에는 신부와 신랑을 아주 못살게 구는 풍습이 하나 전해진다. ‘the blackening’이라는 문화로 결혼식이 있기 일주일 전이나 며칠 전에 신랑, 신부를 묶은 후 어린아이, 가족, 친구들, 심지어 이웃 주민들까지 미리 준비해 놓은 우유나 술, 밀가루, 초콜릿 등 온갖 끈적끈적한 것을 신랑, 신부에게 잔뜩 부어버리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트럭에 태우고 마을을 돌며 퍼레이드를 펼친다. 이렇게 힘들고 궂은 상황도 둘이서 잘 극복해나가라는 액땜의 의미에서 행해진다고 한다.

필리핀


필리핀에서는 주로 교회에서 이른 아침에 식을 준비하는데 필리핀 결혼 전통의 가장 큰 특징은 결혼식이 끝나고 그 어떤 사람보다 신랑이 제일 먼저 교회 문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가부장적인 사회를 대변하는 문화로 한 가정의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자 가장으로서 그가 만드는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랑신부가 식을 마치고 교회 밖으로 다 나오면 사람들은 다산과 번창을 의미하는 쌀과 달콤하고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꽃을 던지며 축하해준다.

독일


독일은 3일에 걸쳐서 결혼식이 진행된다. 폴터아벤트라고 불리는 결혼식 전야 파티는 하객들이 자신의 집에서 가장 오래된 접시를 가져와 집 앞에 던져 깨뜨린다. 이는 액운을 막고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를 담은 풍습이다. 접시 깨뜨리기가 끝나면 본격적인 파티가 시작되어 게임이나 춤을 추며 신랑신부를 축하해준다. 다음 날 결혼 등록소에서 신랑신부가 공식적인 결혼식을 올리고 마지막 날 성당이나 교회에서 종교적인 의미의 결혼식을 한 번 더 올린다.

미국


미국에서는 결혼식을 앞두고 신부와 친구들이 Bridal Shower 파티를 한다. 신부에게 우정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뜻으로, 신부에게 필요한 가전제품이나 돈 등을 선물로 준다. 이때 백합꽃은 장례식 때 사용되는 꽃이므로 선물이나 파티 데커레이션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식은 피로연이 가능한 공원이나 교회 등에서 열리는데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난다. 식이 끝난 후 문밖에서 신랑신부에게 하객들이 부귀영화와 다산을 기원하며 쌀알을 던져 축하해주고 이어서 피로연이 시작된다. 그리고 결혼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즐겁게 춤추며 온종일 파티를 즐긴다.

중국


순백의 웨딩드레스는 금세 이혼한다는 미신이 있기 때문에 부와 번영의 상징인 붉은색의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입는다. 중국의 결혼식에는 주례와 주례사가 없이 결혼 증명서를 낭독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후 피로연을 화려하고 성대하게 한다. 이때 피로연 테이블에는 코스요리와 함께 술, 담배, 사탕 세 가지가 무조건 올라온다. 사탕의 의미는 결혼식에 온 하객들에게 달콤함을 전해주기 위해서, 담배는 이날의 기쁨이 담배 연기처럼 퍼져 나가길 희망하는 의미라고 한다.

프랑스


프랑스는 일반적으로 구청이나 시청과 같은 관공서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구청장이나 시장 앞에서 결혼 선서를 하고 바로 혼인신고를 하면서 법적인 부부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혼인관계 증명서와 같은 가족 수첩을 발급받게 된다. 이런 법률적인 결혼식이 끝나면 야외촬영을 하고 종교가 있다면 그에 맞는 결혼식을 한 번 더 치르기도 한다. 한 가지 이색적인 것은 프랑스 결혼식의 입장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보통 신랑 혼자 단독 입장하지만 프랑스는 신랑과 그의 어머니가 팔짱을 끼고 제일 먼저 입장하고 그다음에 하객들, 마지막으로 신부와 그녀의 아버지가 함께 입장한다.

브라질


대학을 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행정 고시를 치르는 것도 아닌데 브라질에서는 결혼 전에 시험을 봐야 한다. 결혼하기 전 먼저 결혼에 관련한 교육을 일정 시간 이수해야 하고 시험 봐야 하는데 물론 시험에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그럴 경우, 유산 상속을 포함해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시험 문화가 근대에 와서 생긴 것은 아니다. 브라질의 원주민들은 통나무를 짊어지고 운반하거나 강도 높은 채찍을 견디는 등 부족마다 다양한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결혼할 수 있었는데 이런 풍습이 현대에 와서는 시험으로 바뀐 것이다.

그리스


남자 형제와 친정 아빠가 신부에게 신발 한 짝씩을 신겨주면서 가족의 품을 떠나는 딸에게 축복을 전한다. 이때 이 신발 바닥에는 미혼의 신부 친구나 친척의 이름을 적어 놓는데 가장 빨리 닳아 없어지는 이름이 다음번 결혼할 사람이라는 전통이 있다. 특히 그리스의 결혼식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하객이 참석해 신랑 신부를 축복한다. 친척이나 지인이 조금 많을 경우에는 천여 명은 거뜬히 넘는데 신랑신부의 부모들은 일일이 볼 키스를 하며 감사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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