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전세계 이색 대회
고강도의 훈련과 노력이 있어야만 참여할 수 있는 전문 분야의 대회도 있지만 도전 정신만 갖고도 즐길 수 있는 대회들이 있다. 진짜 이게 대회일까? 왜 이런 대회를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을 충분히 갖게 하는 이색 대회가 바로 그런 경우다. 다소 황당하거나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게 바로 이색 대회만의 매력이 아닐까?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서 화제가 되었던 이색 대화를 만나보자.
보통 대회의 심사위원 자격을 권유받을 때는 좋겠지만 아마 이 대회만큼은 피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40년 넘게 개최된 나름 역사 깊은 이 악취 운동화 대회는 1974년 운동화 업체에서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처음 시작됐는데 신발냄새제거 전문 업체가 공식 스폰서를 하면서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나사의 화학물질 전문가와 심리 전문가 등 4명의 전문 심사위원이 결승전에서 공정한 심사를 하게 되는데 우승자는 2500달러라는 거액을 상금으로 받게 된다. 단 6세에서 16세 사이만 참가할 수 있다.
한강에서 열리는 멍 때리기 대회는 2014년 예술가 웁쓰양이 ‘과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시간 낭비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 참여형 퍼포먼스로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참가자들은 90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게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미리 작성해 둔 참여 동기에 구경 온 사람들이 가장 마음에 드는 곳에 스티커를 붙여 그 개수와 15분 간격으로 참가자들의 심박 수를 합산해 우승자를 가린다.
유한킴벌리에서 진행하는 꿀잠 경연 대회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 쉴 틈 없는 바쁜 일상 속에서 단 몇 시간이라도 자연 속에서 편히 자면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이 대회는 오후 12시부터 시작되는데 2시간 동안 깨지 않고 그냥 푹 자기만 하면 된다. 평소 잠을 잘 오게 하는 본인만의 아이템을 챙겨가도 무방하다. 30분 간격으로 참가자의 심박 수를 체크해 가장 안정적인 패턴을 그린 사람에게 상장과 상금이 전달된다.
호주 남부의 항구도시인 포트링컨에서는 매년 1월 튜나라마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거의 60년 가까이 열린 이 페스티벌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 외에도 참치 멀리 던지기 대회라는 이색적인 대회가 펼쳐진다. 이 지역은 대표적인 참치 양식장으로 과거에는 10kg 정도 되는 진짜 참치를 이용해 가장 멀리 던지는 사람에게 상금을 수여했다. 하지만 참치 값이 오르면서 비슷한 무게의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모형 참치를 이용하고 있다. 국적이나 성별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물론 던지는 방식도 자유다. 참고로 1998년 해머던지기 선수가 37.23m를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이 기록을 깬 도전자가 없다.
집에서 흔히 하는 다림질로 과연 어떤 대회를 할까? 아마 익스트림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은 걸로 봐서는 단순한 다림질이 아닐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1997년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익스트림 다림질 대회는 심사 시 평가되는 항목은 ‘얼마나 대담하게 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예술적으로 퍼포먼스를 펼치는가’ 딱 이 두 가지뿐이다. 단순한 것 같지만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 다리미를 잡은 두 팔로만 힘을 주고 몸을 붕 띄워 요가 자세로 다림질하는 것은 놀랄 것도 아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며 다림질을 하고 절벽을 오르며 혹은 물속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상상 이상의 다림질을 보여준다.
스페인의 한 도시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말 그대로 얼굴을 찌푸리기만 하면 되는 대회다. 평소 안면근육을 자유자재로 쓰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 대회에서 조금 유리할 수도 있다. ‘우스꽝스러울수록 더 좋다’라는 대회의 슬로건이 보여주는 것처럼 안면근육을 이용해 최대한 못생기게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못생기면 못생길수록 우승할 확률이 커진다. 반면에 자신의 흑역사를 쓸 사진도 함께 얻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이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 모습이 담긴 사진을 훑어보면 약간 섬뜩할 정도로 못생긴 얼굴을 볼 수 있다.
캐나다 유콘주는 한겨울이 되면 기온이 영하 30도로 뚝 떨어진다. 이렇게 강추위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 축제가 바로 얼음 머리 경연 대회다. 이 지역의 한 온천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는 국제 얼음 머리 경연 대회는 40도 안팎의 온천수에 머리를 완전히 담갔다가 영하 30도의 물 밖으로 나와 머리 모양을 만들면 된다. 마치 모자를 쓴 것 같은 스타일도 완성되고 얼음 스프레이를 마구 뿌린 듯한 모양도 볼 수 있다. 이곳 온천을 방문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에 인증샷을 게재하고 우승하면 상금도 전달한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이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까? 아무런 보호 도구나 안전 요원 없이 사바나의 야생 초원을 달리는 대회다. 물론 안전 규칙은 있다. 수풀 속에 사자와 같은 맹수 동물이 있는지 항상 확인하면서 달릴 것, 만약 만났을 땐 눈을 쳐다보지 말고 조용히 걸어서 지나갈 것. 그리고 각 지점마다 지정된 시간 안에 통과하지 못하면 이어 달릴 수 없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마라톤임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참가 신청을 하는 것은 야생 그대로를 질주하는 그 짜릿한 기분 때문이 아닐까?
1982년부터 시작된 벨기에의 국제 욕조 보트 경주대회는 이제 하나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일반적인 보트 대회라면 당연히 빨리 들어오는 사람이 우승이겠지만 이 대회에서는 기발하면서도 독창적인 보트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즉 속도보다 디자인이 중요한 셈인데 기본적으로 욕조를 달고 있으면서 참가자마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각각의 매력을 내뿜는다. 비행기나 자동차 같은 디자인은 오히려 심플한 편, 영화 쥬라기 공원을 테마로 하는 기상천외한 보트 디자인들도 눈길을 끈다.
화장실도 안 가고 먹지도 않고 주저앉지 않고 꿋꿋하게 한 손바닥만 대고 버틴다면 바로 맞대고 있는 그 차가 당신 것이 된다. 중국에서 열리는 자동차 오래 만지기 대회가 바로 그것인데 자동차에 붙어 있는 손바닥 모양의 스티커에 자신의 손을 대고 그냥 버티기만 하면 된다. 최고 오래 버텼던 사람은 2013년 당시 이십 대 여성으로 무려 51시간 16분을 버텨 결국 15만 위안(약 3천만 원) 상당의 자동차를 선물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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