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피, Z세대
1990년대 중반~2000년 중반에 태어난 세대를 이르는 Z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Z세대는 모바일과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이다. 2020년 전 세계 26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Z세대는 글자나 이미지보다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고, 그 어느 세대보다 SNS 소통에 익숙한 세대이기도 하다. 앞으로 세상을 이끌어갈 주역인 Z세대에 대해 알아봤다.
‘Z세대’는 어떻게 붙여진 이름일까? 먼저 'X세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X세대는 1970~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이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경제적 풍요 속에 일률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개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워크맨과 삐삐가 유행하며 집단주의보다 개인주의 문화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진 세대이기도 하다. Z세대의 부모이기도 한 X세대는 1990년대 말을 주름잡던 ‘신인류’라는 말이 돌 정도로, 과거 세대와는 확연한 대비가 눈에 띄었던 세대이다.
다음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Y세대'는 보통 1980년대 초반에서 1990년 중반에 태어난 세대를 이른다. Y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키워드는 ‘YOLO(You Only Live Once)’다. 정체된 경제와 청년 실업을 겪은 이 세대는 지금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소비를 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날로그를 경험한 거의 마지막 세대로, 짧지만 강한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 이에 복고 즉, 레트로풍의 제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직장 내 업무와 퇴근 후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른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은 그들에게 늘 화두의 대상이다.
한국의 경우, Z세대는 보통 1995년에서 2005년에 출생한 세대를 의미한다. X세대(1964~1979년 출생)의 자녀들로, Z세대의 ‘Z’는 X세대와 Y세대를 이어 알파벳 순으로 정해졌으며 '20세기에 태어난 마지막 세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국내에 646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디지털 콘텐츠를 가장 잘 만드는 생산자인 동시에 다양하게 즐기는 소비자다.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며 멀티태스킹에 능하다. 휴대폰, 노트북, 데스크톱, 태블릿PC, 게임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자유롭게 오가며 사용할 수 있는 세대다. 성인이 되기 이전부터 고화질 영상과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는 환경에서 자라왔고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기술에도 익숙한 편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는 판단 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이 이 세대의 특징이다.
같은 Z세대로 묶이는 90년대 중반 출생인 현재 대학생과 2000년대 중반 출생인 현재 중학생의 문화 패턴에도 약간의 차이가 보인다. 한경 비즈니스가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Z세대는 대체로 정보 습득의 통로가 주로 ‘네이버’지만, 중학생은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비중도 상당히 높았다. 여가 활동에는 유튜브 감상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 페이스북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뒤를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이 이었다.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Z세대는 컴퓨터, 카메라, 유튜브만 있으면 굳이 TV에 나오지 않아도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여긴다. 실제로 Z세대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에서 엄청난 팔로워를 보유하며 트렌드를 선도하는 인플루언서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마케팅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Z세대의 소비를 움직이는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만큼 파급력을 일으키는 인플루언서는 기업과 콜라보 제품을 제작하기도 한다.
Z세대는 이미 다양한 산업에서 거대 소비 집단으로 자리 잡았다. 2018년 개봉한 역대 한국 공포영화 2위를 차지한 <곤지암>은 Z세대를 겨냥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출연진이 모두 신인 배우고, 손익분기점이 60만 명 정도 였던 이 영화가 26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낸 데는 공포 체험단이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한다는 소재부터 10대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영화 홍보도 주로 SNS 통해 진행하면서 10대와 20대가 전체 관객의 72.7%를 차지하는 등, Z세대가 흥행의 주요 원동력이 되었다.
Z세대는 소통, 공유,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제치고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으로 선정된 한 동영상 앱이 있다. 바로 중국의 한 스타트업이 출시한 '틱톡'이란 앱이다. 150여 개국, 5억 명의 회원을 보유한 이 앱은 전 세계 Z세대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제작이 매우 간단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운 이 앱은 Z세대가 중시하는 소통, 공유, 참여의 3박자 모두 갖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다. Z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한 셈이다.
2020년까지 전체 소비자 중 40%를 Z세대가 차지할거라는 보고가 있다. 이에 기업들은 Z세대 소비 형태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주로 온라인 쇼핑을 즐길 것 같은 Z세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쇼핑을 즐기는, 새로운 쇼핑 트렌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브랜드 정보나 제품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뒤 구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진행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팝업스토어와 같이 SNS를 통해 공지받은 장소를 일정에 맞게 찾아가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방식도 눈에 띈다. 거대한 소비 집단으로 떠오른 Z세대를 사로잡을 만한 구체적인 전략이 앞으로는 기업 성패를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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