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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Jun 05. 2020

'학교'가 배경이라 더 무서운 공포영화

우리 학교에 귀신이 산다

  


예로부터 어느 학교든, 그 학교를 배경으로 한 ‘괴담’ 하나쯤은 꼭 존재했다. 그리고 그 괴담은 늘 학생들의 입에서 입을 거쳐 떠돌곤 했다. 아마도 일상적인 공간이 공포의 무대가 되면 그 오싹함이 배로 높아지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공포영화 중에서는 유독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많은 편이다. 오늘은 이처럼 학교를 무대로 펼쳐지는 호러영화 열 편을 한 데 모아보았다. 지금부터 그 면면을 살펴보도록 하자.

여고괴담 시리즈


<여고괴담> 시리즈는 1990년대 말에 시작하여 2000년대 중반까지 그 명맥을 이어온 한국공포영화의 효시이다. 복도에서 여고생 귀신이 점프 컷으로 순식간에 다가오는 장면은 이미 ‘레전드’격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여고괴담> 시리즈는 신인 여배우들의 등용문이기도 했다. <여고괴담> 시리즈를 통해 데뷔, 혹은 스타덤에 오른 배우들만 해도 최강희, 이영진, 박예진, 박한별, 김옥빈, 송지효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이 많다.

경성학교


박보영, 박소담 주연인 영화 <경성학교>는 일제강점기의 한 여학교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그려낸 공포영화이다. <경성학교>는 여느 호러 영화들과 달리 단순히 공포감을 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한창 개화기였던 1930년대, 신문물의 영향을 받은 패션스타일과 소품들을 섬세하게 재현한 데다, 음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미쟝센들을 효과적으로 배치하였다. 클리셰를 깨부수는 신선한 전개 역시 돋보인다.

고사: 피의 중간고사


2008년 8월에 개봉한 <고사>는 수능을 200여일 가량 앞둔 어느 주말, 성적이 좋은 학생들만 모아 진행하는 특별 수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갑작스럽게 교내 스피커를 통해 ‘엘리제를 위하여’가 울려 퍼지면서, TV 화면 속, 갑자기 수조 안에 갇혀 몸부림을 치는 전교 1등 학생의 모습이 나타난다. ‘주어진 시간 안에 정답을 맞히지 않으면 학생은 죽는다’는 것이 조건이다. 한정된 시공간을 배경으로 시시각각 조여 오는 긴장감이 인상적인 영화이다.

분신사바


영화<분신사바>는 <가위>와 <폰> 등, 과거 인기 공포영화들을 감독했던 안병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이유리, 이세은, 김규리가 주연을 맡았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학창시절을 지낸 이들이라면 누구든 알고 있는 영혼을 불러내는 주문, ‘분신사바’를 소재로 저주에 휩싸인 학교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분신사바>는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으며, 특히 중국에서의 인기가 상당했다고 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무려 다섯 개의 시리즈가 세상에 나왔다.

소녀괴담


2014년작이자, 배우 강하늘과 김소은이 주연을 맡은 영화 <소녀괴담>은 귀신을 보는 능력을 지녀 늘 외톨이로 지내온 소년 인수(강하늘 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극중 인수는 외로움에 지쳐 퇴마사 삼촌 선일(김정태)이 있는 시골집으로 돌아오고, 그 곳에서 기억을 잃은 채로 학교를 맴도는 자기 또래의 소녀귀신(김소은)을 만나게 된다. <소녀괴담>은 어느 학교에나 꼭 하나씩 있는 학교 괴담을 주제로 하여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


2010년작인 <귀>는 세 개의 단편영화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작품인데, 뜻밖에도 출연진이 엄청나게 탄탄하다. 이종석, 이제훈, 한예리, 홍종현 등 지금은 모두들 주연급이 된 배우들의 풋풋한 신인 시절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귀>는 학교를 배경으로, 단순한 공포감뿐만 아니라 10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라인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안겨주었던 작품이다.

해부학 교실


한지민 주연 영화 <해부학 교실>은 특이하게도 의과대학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의대 본과 1학년인 주인공들은 신원을 모르는 젊고 아름다운 카데바를 접한 뒤 알 수 없는 환청과 환영에 시달리게 되고, 심지어는 끊임없는 죽음의 위험에까지 시달리게 된다. 이에 알 수 없는 재앙이 자신들에게 닥쳤음을 직감한 의대생들이 카데바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한다.

4교시 추리영역


2009년에 개봉된 영화 <4교시 추리영역>은 유승호 강소라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4교시 체육시간에 빈 교실을 지키던 한정훈(유승호)이 자신과 앙숙이었던 친구의 시신을 발견한 후, 이다정(강소라)과 함께 자신이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이지 않기 위해 하교 시간 전까지 진범을 찾는다는 것을 주된 스토리라인으로 두고 있다. 참고로 <4교시 추리영역>은 지금은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 중인 강소라의 영화 데뷔작이다.

속닥속닥


2018년 개봉작인 <속닥속닥>은 한동안 공포영화가 호응을 받지 못하던 가운데, 몇 개월 앞서 개봉된 <곤지암>이 성공을 거두면서 그에 힘을 입어 개봉된 공포영화이다. <속닥속닥>은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이 무작정 어린이집 차를 몰고서 강원도로 떠나던 도중 길을 잃고 버려진 놀이동산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담아냈다. 해당 작품은 공포영화의 클래식한 도식을 바탕으로 ‘인터넷 방송’과 같은 시류를 반영한 소재들을 활용하였다.

신데렐라


2006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신데렐라>는 독특하게도 학원물에다가 ‘성형수술’이라는 소재를 접목시켰다. 주인공인 현수(신세경 분)와 현수의 친구가 서로의 얼굴 위에 수술할 곳을 펜으로 그려나가다가 메스를 들고서 “예쁘게 해줄게”라고 말한 뒤 곧장 상대방의 얼굴을 메스로 긋는 섬뜩한 장면이 유명하다. 에로 영화 제작으로 유명한 봉만대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신세경의 10대 시절 풋풋한 모습도 확인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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