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런 걸 본단 말이지?
취업대란이다. 안 그래도 좁은 취업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는 가장 마지막 관문인 면접! 면접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글로 배워 면접 디데이가 마냥 두렵기만 한다면, 실제 면접관들이 말해주는 면접 성공 팁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면접을 보는 지원자가 면접장소에 들어서고 의자에 앉는 것에서부터, 아니 그들이 지하철을 타고 회사의 면접장소로 올 때부터 이미 당신이 이 회사에 필요한 인재인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 파악한다.
면접관들은 호소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그럴싸한 말하기가 아니라, 로봇처럼 오직 잘 보이기 위한 말만 외워서 읊을 게 아니라, 바로 면접관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10가지로 추려본다.
면접관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당신. 떨리는 시선도, 떨리는 목소리도 걱정된다면, ‘레드 썬!’이 필요하다. 면접관에게 곧 잡아 먹힐 것처럼 여기며 벌벌 떨 게 아니라 단골 술집 사장님 정도로 편하게 생각해보자. 그들은 내 말을 들어 주려고 여기 나온 사람이다. 두려울 것이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농담을 함부로 하는 것은 금물! 임원 대부분은 보수적임을 잊지 말자. 실수가 걱정된다면, 여러 가지 상황극을 미리 연습하는 것도 좋다. 무엇이든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자연스러움이다. 너무 유연해도, 너무 진지해도, 부자연스럽다.
면접관들은 얼굴만 봐도 인재를 알아본다는 말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많은 면접 응시생들이 왜 준비해간 멘트를 중간에 끊는지 궁금해하는 데 그것은 안 들어도 뻔한 대답이기 때문이다. 인사담당자는 그런 통찰력을 발휘하는 직책이다. 미리 컨설팅을 받은 대답을 줄줄이 외우거나 시간에 쫓겨 대답하지 말고, 눈치 없는 동문서답도 절대 금지다. 답답한 마음에 허를 찌르는 질문을 하면 전혀 다르게 나오는 지원자의 목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는 게 면접관들이다. 자신의 차례가 아닐 때도 면접관과 아이 컨택을 하거나, 다른 지원자의 말을 경청하여 틈틈이 신뢰감을 쌓도록 하라.
겸손과 자신감의 경계선은 어디일까? 자신감과 자만함의 마지노선은 어디일까? 많은 면접 관련 서적에서는 ‘겸손하지만 당당하게’ 말하라지만,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능력을 ‘토핑’하고, 막연히 ‘열심히 하겠습니다’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라. 어떤 기술을 보유하고 수상 경력이 있으니 잘할 수 있다거나 이런 경험을 통해 이런 걸 깨달았으니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남보다 덜 자고, 청춘의 낭만을 포기한 대가로 얻은 화려한 스펙이라고 마음껏 자랑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 앞에서 번데기 주름잡는 행동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면접관들은 대부분의 지원자가 정답으로 완전히 무장한 로봇과 같다고 한다. 면접은 시험이 아니라 미래의 가족이 될 기업과 사람이 만나는 중요한 대화인데, 정답을 맞히는 기계는 가족이 될 수 없다. 자신의 개성과 장점을 마음껏 드러내는 말투, 창의력과 사교성, 인간미를 보여주는 말투를 연습하라. 말을 잘하는 기술과 그 말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말투다. 말투는 자신의 생각을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이자 매력이기 때문이다. 면접관이 선호하는 말투는 다나까 말투, 똑 부러지게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는 ‘하겠습니다.’투, 지나친 사족을 피하고 핵심을 강조하는 말투이다.
여기는 패 싸움터가 아니다. 노래방도 아니다. 무조건 큰 소리를 내는 사람이 이기는 곳이 아니다. 당당한 건 좋지만, 그것이 볼륨의 크기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모깃소리도 안 된다. 라디오 DJ들처럼, TV 홈쇼핑의 쇼호스트들처럼, 때로는 아나운서처럼, 때로는 성우처럼 질문과 상황에 맞게 조금씩 변조해가면서 차분하고 밝은 어조를 유지하라.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질문 세 가지, ‘여기는 주로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가요?’와 ‘합격 통보는 언제 하나요?’, ‘언제부터 일하게 되는 거죠?’다. 1년에 수 십 군데 기업에 지원을 하다 보니 사전 준비도 미흡하고, 솔직히 관심도 떨어지는 게 취업재수생들의 심리. 그렇다고 지나치게 성의 없이 굴지는 말자. 공고만 정독했어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을 절대 되묻지 말자. 지원한 회사가 하는 일뿐만 아니라 회사가 속한 산업군, 직무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뉴스 자료로만 이슈를 알 수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같은 산업군에서 주로 보는 신문이나 커뮤니티를 활용하라. 제발 ‘묻지마 지원’은 하지도 말고, 들키지도 말라.
2대 2 면접이나 토론형 면접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 논리성. 그런데 논리를 무조건 남의 주장을 모조리 반박하는 철저한 수비력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참 많다. 면접장소는 전쟁터가 아니다. 전염병 위험 지역도 아니다. 왜 모조리 죽이고 홀로 살아남으려 하는가? 회사 생활은 조직 생활이며, 경쟁과 배려가 반드시 공존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는데 필요한 것이 논리이고, 신념이다.
스토리가 중요한 시대라고, ‘옛날옛적에~’부터 시작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자기소개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타고난 스토리텔러가 아니라면 제발 이런 이야기는 나중에 자서전에나 써먹어라. 면접관은 당신의 인성과 리더십, 창의력, 그리고 직무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와 철학에만 관심이 있다. 이력서에 쓴 내용 외에 스토리가 필요한 곳이 바로 이 부분이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 면접관이 관심을 보인다면 그 부분으로 급회전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도 바로 스토리텔링의 기술이다.
면접관은 걸음걸이, 앉아 있는 자세, 표정, 말투만 들어도 당신의 성격과 싸가지, 그리고 최근 몇 년간의 생활사를 파악할 수 있다. 면접관 대부분은 당신이 문을 열고 들어 올 때 벌써 80%는 마음을 정하며, 의자에 앉을 때 5%, 앉아서 첫 표정을 지을 때 5%를 더하고, 나머지 10% 정도를 면접 내용으로 정하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자에 앉을 때는 허리를 펴고 팔을 허벅지 위에 편하게 두어라. 너무 각을 잡으면 융통성이 없어 보인다. 발을 벌리고 걷거나 앉으면 어수룩해 보인다. 그리고 앉은 후에는 수백 번 연습해서 나온 가장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어라.
면접에 있어 내용보다 태도가 중요하다는 말을 계속하고 있는데, 태도의 시작이 면접을 가는 길부터라는 걸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지하철에서 전화통화로 가기 싫은데 갈 데가 없어서 면접 보러 간다며 친구한테 투덜대거나 공중도덕을 지키지 못하는 모습을 출근하는 면접담당자에게 들킬 수도 있다. 지각하는 것은 최악이라고 보면 된다. 본인, 면접관, 함께 면접을 치르는 조원들까지 모두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당연히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다른 면접에서도 성공하려면 이런 마음가짐과 습관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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