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가 붙은 제품, 브랜드는 생각보다 머릿속에 깊게 각인된다. 숫자만 길게 나열된 문구들은 기억하기 힘든데, 신기하게도 상품명이나 브랜드 속에 포함된 숫자는 웬만하면 헷갈리는 일 없이 고스란히 기억이 나곤 한다. 사실 숫자가 들어간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한눈에 어필이 가능하며, 각인 효과가 높기로 알려져 있다. 또 그 속에 담긴 스토리텔링까지 흥미롭다면 그 효과는 더 배가 된다. 이미 우리 머릿속에 깊이 자리한 숫자 브랜드 10가지의 뜻을 소개한다.
디자이너 코코 샤넬이 1921년 내놓은 향수 N˚ 5는 향수 역사상 최초로 번호가 이름이 된 사례이다. 여기서 '5'의 뜻은 무얼까. 샤넬 측에서 조향사에게 향수 제작을 의뢰를 했는데, 1∼5, 20∼24번 숫자가 붙은 샘플을 받았다. 그리고 그중 맘에 들었던 5번 샘플을 향수의 이름으로 정한 것. 이후 샤넬 넘버 5는 여배우 마릴린 먼로가 잘 때 뿌린다는 말로 유명세를 치렀으며 지금까지도 연인들의 선물 1호로 각광을 받고 있다.
'1865' 시리즈는 칠레 대표 와이너리 산페드로사가 생산하는 와인으로, 칠레산 와인 중에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기도 하다. 여기서 '1865'는 18세부터 65세까지 모든 연령층이 즐긴다는 의미이다. 또 다른 의미도 있다. '18홀을 65타에 치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해서 국내 골퍼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와인이다.
B747은 미국의 항공기 제작 회사이자 방위산업체인 보잉이 개발한 장거리용 대형 여객기다. 보잉 747이라고도 불리는 B747은 장거리용 대형 여객기의 베스트, 스테디셀러로, 영원한 대형기의 상징이자 현대 국제 항공여객의 개념을 세운 기념비적인 존재다. 여기서 '747'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보잉의 기술부서는 100단위로 생산품을 구분했는데, 700번대는 민항기였다. 그런데 마케팅팀에서 '700'은 인상적인 이름이 아니라 판단하고 '7x7'처럼 반복되는 패턴이 더 기억에 남을 것이라 결정해 717이후 727, 737에 이어 747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포르쉐는 역시 911이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포르쉐 911은 포르쉐를 대표하는 스포츠 카다. 911은 포르쉐가 1948년 처음 선보인 356의 후속 모델로 원래 차명은 901이었다. 하지만 1963년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푸조가 3자리 숫자가 들어간 자동차 이름에 두 번째 자리 ‘0’을 사용하는 특허를 받아 901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포르쉐는 결국 901을 이듬해 911로 변경하고 이듬해인 1964년에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었다.
1927년 얼음을 판매대로 하여 우유, 계란, 빵을 신선하게 유지하며 판매하던 조 C. 톰슨이 달라스 지역에 점포를 열면서 세븐일레븐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45년부터다. 톰슨의 상점들은 오전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영업을 했는데, 이는 미국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런 특성을 반영해 1945년부터 상점들은 세븐일레븐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1962년에 24시간 영업을 시작했지만, 그 뒤에도 세븐일레븐이라는 이름은 바꾸지 않고 계속 사용하고 있다.
포스트잇, 노트, 이어 플러그와 같은 사무 용품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3M은 사무용품뿐 아니라 의료용품, 전자•전기•통신 관련 제품, 자동차•조선 부문 제품, 보안 제품 등 6만 5,000여 가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전 세계 약 65개 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거대한 다국적기업 3M은 사실 1902년 5명의 사업가가 미국 미네소타에 설립한 광산업에서 출발했다. 이 광산업에 기반을 둔 기업의 공식 사명은 '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 Company'인데, M이 세 번 들어가는 것에 착안해 3M이라는 이름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카펫에 붙은 껌 제거, 옷 사이에 껴버린 지퍼의 분리, 녹을 제거하는 방청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로켓 케미컬의 WD-40. 이 제품명의 'WD'는 'Water-Displacing'의 약자이다. 현재 다양한 생활 용도로 쓰이고 있는 것과 달리 WD-40의 본래 용도는 물기 방수제였기 때문. 그리고' 40'은 로켓 케미컬의 직원들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39번의 시도와 실패 후 1953년 40번째 시도만에 드디어 효과적인 제품을 개발한 데서 붙은 이름이라고.
미국의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의 클래식한 청바지를 재현한 리바이스 501은 히프에 헐렁한 맛이 독특한 모양의 스트레이트 진이다. 리바이스 제품 중 평범한 일자 형태를 의미하는 '501'의 기원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1980년대 당시 프랑스 지역에서 수입한 데님을 쌓아두던 창고의 번호가 '501'이었다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것.
미국의 청량음료 브랜드 세븐 업은 1920년 당시 코카콜라가 장악하고 있었던 청량음료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상품이다. 그런데 '세븐업'이라는 이름에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세븐업이란 브랜드 명의 유래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제품에 들어간 성분 7가지와 탄산 방울이 위로 올라오는 모습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설, 초기 제품의 7온스짜리 포장 용기에서 제품명이 유래되었다는 설, 'Bib-Label Lithiated Lemon-Lime Soda'이라는 7음절로 이루어진 초기 제품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많은 아이스크림 마니아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베스킨라빈스 31. 여기서 '31'의 뜻은 무얼까. 많은 사람들이 베스킨라빈스 31에서 제공하는 아이스크림 종류가 31가지이기 때문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하지만 본래 '31'의 의미는 한 달을 의미한다. 한 달 내내 매일매일 새로운 맛을 맛볼 수 있다는 뜻이다. 즉, 1달에 매일 1가지 맛을 즐기라는 셈. 31일마다 새로운 맛이 나와서 31이라는 얘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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