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과 결혼해도 될까?
인간관계 전문 상담가이자 결혼문제 전문가인 게리 채프먼은 많은 커플들이 결혼생활을 위한 계획보다, 결혼식에 대한 계획에 더 많이 신경 쓴다고 지적한다. 결혼식은 단지 몇 시간이고, 결혼생활은 평생 지속하는 것인데 말이다.
결혼만큼 우리의 삶의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또 있을까?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할 문제를 가볍게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아래의 질문들을 상대방에게 물어보라. 그 답에 따라서 내가 올바른 결정을 했는지, 성급한 결정을 내렸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자녀관에 대한 생각도 가지각색. 상대방이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지 아닌지, 갖고 싶어 한다면 몇 명을 원하는지, 맞벌이라면 아이 양육은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미리 대화를 나눠야 한다. 게다가 양육비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 구체적인 자녀계획은 결혼 전 필수다.
상대방과 나의 소비 패턴이 어떤지 살펴보아야 한다. 서로 좋아하는 것을 존중해주고 투자하는 것을 인정해 주어야, 부부 사이가 안정되기 때문. 만약 다르다면? 부부 갈등의 지름길이다. 내가 돈 쓸 때마다 사사건건 트집 잡힌다고 상상해보라. 미리 서로의 수입을 공유하고 지출계획을 세워놓아야 편하다.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가 기혼남녀 회원 1,42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맞벌이 부부 5명 중 4명은 아내가 가사와 육아를 70% 이상 전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맞벌이에 대한 욕구는 높지만, 가사노동은 여성의 몫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견을 꼭 물어보라.
상대방은 기독교라서 주말마다 교회에 꼭 나가야 한다. 게다가 십일조라는 헌금까지 꼬박꼬박 낸다. 무교인 내가 이것을 모두 이해해 줄 수 있을까?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큰 충돌로 이어지기 쉽다. 종교가 다르면 그에 따른 생활방식도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20년이 넘게 지속해온 사람의 습관이, 결혼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는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는 편인지, 변기 뚜껑은 올려서 사용하는지, 치약은 어디서부터 짜는지, 침실에 텔레비전을 놓아야 하는지, 조명을 켜두면 잠을 못 자는지 등 사소한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어디까지 이해하고 바꿔줄 수 있는지 물어보자.
부부라면 서로에 대해 가장 잘 알아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 결혼 전 건강상태를 미리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본적인 건강검진 항목 이외의 가정의학과에서 추천하는 검진으로는 매독, 에이즈 같은 감염성 질환 검사, 임신 관련 검사 등이 있으니 참고할 것.
여자라면 남자친구의 친구들 때문에 속이 상했던 적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술 먹자고 불러내고, 놀러 가자고 불러내는 친구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유유상종이다. 상대의 친구를 보면 그 상대도 알 수 있는 법. 당장 상대방의 친구를 만나보도록 하자.
결혼은 두 사람만의 결합뿐만 아니라 양가의 결합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로의 가족에게 대하는 태도가 불만족스러우면, 부부 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서로의 부모님에게 연락은 얼마나 할건지, 경조사나 용돈은 어떻게 챙길 것인지 등을 분명하게 상의해야 한다.
내가 기대하는 것만큼 배우자가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지 판단해야 한다. 남은 삶을 사랑 없이 보내고 싶은가? 서로 정말 사랑해서 하는 결혼과 조건이나 시기에 맞춰 하는 결혼은 분명 차이가 있다. 상대방의 애정도와 관심이 나의 기대수준과 맞는지 냉정하게 생각하자.
사랑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다. 결혼은 앞으로 평생 같은 곳을 봐야만 하는 것. 그런데 한쪽은 한적한 교외에서 여유롭게 인생을 보내고 싶은데, 다른 쪽은 북적이는 번화가에서 인생을 즐기고 싶어한다면, 이 두 사람이 함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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