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한 매력의 국내 간이역 여행 10
추억의 노래 속에 종종 등장하는 단어 ‘간이역’. 이용객이 적고 효율성이 낮아 역장을 배치하는 대신 간단한 설비만을 설치한 기차역을 뜻한다. 일반 역에 비해 규모가 작고 외진 곳에 있는 경우가 많아,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기도 하다. 덕분에 여러 영화나 드라마, 뮤직비디오의 촬영장소로도 쓰이는 간이역은, 최근 조용히 쉴 수 있는 여행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빈티지한 매력의 국내 간이역으로, 지금부터 떠나보자.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에 위치한 간이역으로, 호남선의 철도역이다. 대전과 논산 사이에 위치해있어 과거에 수많은 직장인들과 학생들로 북적댔던 곳이지만, 지금은 기차가 하루에 10회 정도만 정차하는 조용한 간이역으로 남아있다. 연산역의 가장 특별한 점은 바로 등록문화재 48호로 지정된 금수탑이 있다는 것. 우리나라의 현존하는 금수탑 중 가장 오래된 연산역 금수탑은, 오랜 세월 동안 자리를 지키며 연산역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금수탑 견학 외에도 깃발 신호 체험, 승차권 발권, 기관사 체험, 선로 전환기 체험, 철도 안전교육 등의 다양한 철도문화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단위여행으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양평 구둔역. 이외에도 디셈버의 , 아이유의 앨범 <꽃갈피 둘>의 배경으로 사용돼 수많은 여행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구둔역의 역사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1904년 개통되어 많은 역사적 혼란을 겪으면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고, 이후 2012년 폐역이 된 후에는 문화와 예술을 느낄 수 있는 힐링 여행지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등록문화재 제 29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2017년 양평 10경에 선정되어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철길 옆으로 피어난 코스모스를 만끽할 수 있는 가을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대한민국 철도역사상 최초로 역 이름이 인물 이름을 사용한 곳이 바로 춘천의 김유정역이다. 본래 이름은 신남역이였지만, 2004년 춘천 출신의 소설가 김유정 선생을 기리기 위해 현재와 같이 이름을 변경하게 되었다고. 다른 역들과는 달리 기와집 형태의 외관이 눈길을 끌며 역 이름 또한 궁서체로 적혀있는 것이 특징이다. ITX가 개통됨에 따라 당일치기 여행코스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빈티지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기차카페를 비롯해 김유정 문학촌 등을 구경할 수 있으며 계절에 따라 피어난 연꽃, 코스모스, 갈대 등을 배경으로 인생샷까지 남길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지녔다.
‘전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간이역’이라는 나무팻말이 반기는 곳, 전라남도 남평역이다. 등록문화재 제 19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서인국의 <부른다>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도 사용되었다. 역 주변의 정원과 오솔길이 남평역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극대화 시켜주는 듯하다. 은퇴 후에도 여전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녹슨 철로와 레일바이크 마저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분위기이다. 실제 남평역에서 근무하던 역무원이 “대합실에 다람쥐가 드나들고 벚나무엔 딱따구리가 구멍을 뚫었다”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간직한 간이역이다.
양원역은 조금 특별한 간이역이다. 대한민국 최초로 주민들이 ‘직접’ 만든 민자역사이기 때문. 열악한 교통 때문에 힘들어하던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양원역은, 역사부터 이름부터 모두 주민들의 손을 거쳐서 탄생했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크기를 자랑하는 간이역이기도 하다.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만들어진 양원역은 현재 O트레인, V트레인, 일반 열차 등이 정차하고 있다. 승강장 주변에서 먹거리 및 농산물들을 판매하고 있는 등 정겨운 시골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간이역 여행지로 추천한다.
하루 열차 정차 횟수가 4회에 불과한 조용한 간이역이다. 소백산을 등산하려는 등산객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열차 시간표가 수도권 등산객 위주로 짜여 있기도 하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희방사역을 지나면 소백산 죽령 옛길로 들어서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옛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오갔던 소백산 죽령 옛길. 2천 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곳인 만큼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담겨 있는 곳이다. 빽빽하게 들어선 삼나무 숲을 거닐며 일상의 괴로움을 잊을 수 있는 간이역, 희방사역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동화책에 등장할법한 아기자기한 모습의 군산 임피역. 일제강점기 시절 군산지역의 농산물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서 지어진 간이역이다. 작고 아담하지만 규모이지만, 서양과 일본식가옥의 모습을 모두 엿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 등록문화재 20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역사 내부에는 그 때 그 시절의 역사 풍경을 재현해놓은 동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역사 앞 열차로 된 역사전시실 또한 어른들에게는 향수,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소가 되어주고 있다.
네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에 선정되었던 군위 화본역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역 구내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사용했던 금수탑이 남아있다. 외관부터 실내까지 1930년대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 여러 드라마 및 예능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역사 맞은편에는 폐기차를 활용해 만든 레일카페가 있다. 시골마을 기차 안에서 맛보는 커피는, 왠지 모르게 더 진한 풍미가 느껴지는 듯하다. 화본역 근처에 위치한 화본마을에서는 이발소, 책방, 연탄 가게, 극장 등 70~80년대의 모습을 재현 해놓은 체험장을 방문할 수도 있다.
해발 855M,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추전역이다. 역사 내부에서는 역무원의 제복과 모자, 깃발 등이 구비되어 있어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바람의 언덕’이라는 별명에 맞게 역 주변으론 풍차와 바람개비 등이 돌고 있다. 아름다운 경치를 둘러보기 위해 방문하기 좋으며, 주변에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 황지연못, 용연굴, 태백석탄박물관 등의 관광지가 많아 태백 여행 코스로 들리기 좋은 간이역이다.
순천 시내와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원창역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간이역이다. 1930년대 조선총독부의 표준 역사 설계도에 따라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도 그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문화학술적 가치가 매우 큰 곳이기도 하다. 특히 표준설계도에 따라 건립되었기 때문에 대합실 부분의 지붕이 역무실의 지붕보다 높은 것이 원창역만의 특징이다. 독특한 지붕과 함께 파스텔톤으로 칠해진 역사, 깔끔하게 정돈된 철로는 많은 여행객들의 사진 배경으로 애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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