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이색직업
사람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까? 연봉? 안정성? 직무? 성장 가능성?. 안타깝게도 하고 싶은 일이나 성취를 위한 일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일’로 직업을 택하는 게 추세인 게 사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의사나 변호사 같은 고소득 전문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직업관을 깨트리고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남들이 걷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는 건 도전과 용기가 모두 필요하기에 그들은 두렵지만 행복하다. 그런 사람들의 이색 직업, 정말로 이런 직업이 있을까 귀를 의심하게 되는 특이한 직업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무엇이든 시판이 되기 전에는 반드시 테스트를 거친다. 직접 사용해 보고 장단점을 가려내 개선한 뒤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다. 남녀의 안전한 성관계를 위해 사용되는 콘돔이나 간편하고 깔끔한 삽입형 생리대 탐폰도 마찬가지다. 미국 뉴저지의 베티 씨는 콘돔 테스터다. '카타워레스' 라는 콘돔회사에서 50여 년간이나 매일 백만 개의 콘돔을 늘여보고 당겨보는 일을 해 온 전문 검사인인 것이다. 그녀의 매의 눈이 불량품을 가려 내지 못했다면, 아마도 피임에 실패해 깊은 한숨을 쉬는 커플들이 훨씬 더 많아졌을지도 모른다.
은밀한 영역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또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의 엘리자 로버츠는 정액 수집가이다. 하지만 오해는 마시라. 그녀는 사람이 아니라 소의 정액을 채취한다. ABS 글로벌 그룹에서 일하는 그녀는 매일 150마리 이상의 소의 정액을 채취해 송아지 인공 수정실에 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25년째 소 정액 채취 전문가의 삶을 살고 있는 것. 축산업 발전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그녀는 매년 6백만 봉지 이상의 정액을 채취하고 있다고 한다.
은밀한 영역을 넘어 남들이 꺼려하는 지저분한 영역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신시내티 힐더프 연구소에서 40여 년 간 일해온 베시 라이온스의 직업은 바로 냄새 연구가. 그녀는 역사가 오래된 유명한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각종 냄새를 맡는 일을 하고 있다. 발, 땀, 고양이 배설물, 겨드랑이 등 의 민감하고도 거북한 냄새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매년 정기적인 후각 기능 검사를 받으며 예민한 코의 능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고. 그녀가 있기에 방향제, 탈취제, 데오드란트 등이 나와 우리 모두 냄새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으니 이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겠다.
반려동물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관련 직업도 수 없이 탄생하고 있는데, 애완동물을 대신 돌봐주는 펫시터를 비롯해서 애견을 산책시켜 주는 도그 워커, 최고의 사료를 선별하기 위한 펫 푸드 테스터, 애견 사진을 예쁘게 찍어 주는 펫토그래퍼, 애완동물 전문 변호사, 말 치과의사와 마사지사 등이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애완동물 전문 탐정. 요즘은 애견 실종 방지용 스마트폰 어플까지 나와 있는 상황이지만, 말 못하는 아이들을 기계로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등장한 애완동물 탐정은 증거를 분석하고, 동물이 있을 만한 위치를 직접 계산해가며 특별히 훈련된 개를 동원해 애견을 찾아낸다.
중국의 식당에서 디저트로 주는 포춘 쿠키는 그 안에 들어 있는 메시지를 꺼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속이 텅 빈 과자를 깨트려 보면, 종이에 적힌 한 마디의 메시지가 적혀 있는데, 그 말이 곧 자신의 운명을 예언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포춘 쿠키의 문구를 지어내는 전문 작가들이 있다고 해 화제다. 처음에는 유명한 명언이나 속담 등을 적어 넣었지만, 이제는 식상해져 뭔가 차별화된 문구가 필요하게 된 것. 포춘 쿠키 회사 당 한 명의 작가가 활동하며, 회사별로 철학과 감성이 묻어나는 신선한 문구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어느 집에나 하나쯤은 있는 인형은 흔히 사는 장난감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바비 인형이나 한정판 피규어처럼 수집 가치가 매우 높은 고가의 인형들도 많다. 이런 인형들은 보통 해당 제작사에 AS를 맡겨 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좀 더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인형을 다루는 인형 의사라는 직업이 있어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솜 인형의 솜을 메우거나 갈아 주고, 찢어지거나 부러진 인형을 세심하게 다시 꿰매고 고치는 작업을 하는 인형 의사는 인형 마니아들에게 있어 장인을 넘어 생명을 구하는 의사와 같다고 해 붙여진 직업명이라고.
상사 눈치 안 보고, 출퇴근 시간의 압박, 회의 레이스 없이 무한한 자유를 누리며 직장 생활을 하고 싶다면 섬 관리자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호주의 해밀턴 섬에서는 6개월 동안 섬을 관리해 줄 관리자를 모집한 적이 있는데, 계약 기간 동안 그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방 3개가 딸린 집과 제반 시설 이용권, 주 5일 근무, 2주마다 지급되는 1150만 원의 급여, 그러니까 6개월 간 총 1억 4천만 원의 보수였다. 전 세계에서 지원자가 몰려 곤욕을 치르기도 했던 해밀턴 섬 관리자의 주요 업무는 수영장 청소, 우편물 수거, 동물과 물고기에게 먹이주기, 섬에서의 일상을 공식 블로그에 포스팅하기가 전부였다고.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 뉴욕의 작은 섬 리버티 섬에 서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불철주야 지키고 있는 데이비드 루크 싱어는 부인과 함께 리버티 섬에 살았던 마지막 주민이었다. 바로 자유의 여시상 횃불 관리자였기 때문인데, 미국의 상징을 수호하는 엄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이 직업은 전 세계에 단 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직업으로, 주로 횃불, 정확히 말하면 전기등을 꺼트리지 않는 역할을 맡고 있다. 보안과 경비 시스템의 발달, 허리케인의 위험성과 생활의 불편, 외로움 등으로 현재는 뉴저지에서 출퇴근하며 자유의 여신상을 지키고 있다고 하니 섬에 홀로 남겨진 자유의 여신상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
언론이나 SNS를 통해서 여론을 관리해야 하는 공인들에게 있어 이미지와 평판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는 연예인의 경우라면 회사 차원에서 전문 관리자가 있어 어느 정도 관리를 해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전문적으로 여론을 도맡아 주는 전문가를 찾게 된다. 그래서 탄생한 직접이 바로 평판 관리 전문가. 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면서 의뢰인의 평판을 모니터링 한 후 인터넷에 떠도는 악성 평판을 처리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관련 회사가 들어와 활동을 하고 있는데, 공정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확인 후 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
대인관계나 면접, 아니면 사랑 고백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매번 극도의 긴장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강한 자만이 살아남기 때문에 필사의 용기를 내지 않을 수 없는 기로에 놓인다. 하지만 특별히 수줍음을 많이 타는 사람이거나 큰일을 앞둔 사람이라면 더더욱 견디기 힘들 것이다. 부끄러움 컨설턴트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돕는 직업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때, 대인관계가 좋지 않을 때 그들의 담을 키워주고 긍정적인 결과를 유도하는 방법을 안내해 주는데, 자신감 회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부끄러움 컨설턴트를 찾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면접 도우미 역할을 하는 유망 직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더욱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