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쫙 돋는 공포영화 10선
공포영화는 여름에만 보는 매니악한 장르가 아니며, 한국 공포영화는 이제 더 이상 식상하지 않다. 학원 공포물부터 미스터리, 판타지, B급 호러물까지 우리의 정서를 꿰뚫는 한국 공포영화 수작 10편을 선정했다. 당신의 오감을 서늘하게 할 소름돋는 한국 공포영화를 만나보자!
1970년대 베트남 전쟁 막바지를 배경으로 한 ‘알포인트’는 실제로 대부분의 촬영은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진행됐다. 영화는 저주받은 지역인 알포인트로 실종된 전우를 찾아 나선 병사들에게 초자연적 현상이 벌어지고, 전쟁으로 인한 죄책감을 가진 병사들이 결국 자멸을 맞이하게 되는 미스터리 호러 공포 영화이다. 2004년 개봉한 ‘알포인트’는 시나리오 작가 공수창 감독의 데뷔작으로 심리적 압박으로 인한 공포 연출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감우성, 손병호, 박원상 등이 주연으로 열연을 펼쳤다.
‘기담’은 ‘숨겨진 수작’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숨 막히도록 잔잔한 슬픔이 공포를 극대화한다. 영화는 1942년 경성의 안생병원을 배경으로 병원에서 벌어지는 세 가지 기이한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태로 풀어냈다. 나이든 정남(진구)이 과거를 회상하는 액자 구조이기도 하다. 여고생 시체에 반한 정남(진구)이 영혼결혼식을 올리는 이야기, 새 아빠를 사랑한 소녀가 엄마를 질투해 모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야기, 수술 중 각성한 일본군에 의해 사망한 아내가 연쇄살인하는 이야기. 이렇게 세 이야기는 서로 다른 듯 각기 진행되지만 또 같이 묘하게 얽혀있다. 특히 소름 돋는 반전에 가슴이 먹먹해 지기도..
김지운 감독의 웰 메이드 공포영화 ‘장화, 홍련’은 의외로 12금 호러물로 잔인하고 끔찍한 장치보단 서서히 밀려오는 불안감으로 공포를 조성한다. 특히 감각적인 영상과 대비를 이루는 서늘한 반전에 오싹해진다. 설계도만 1000장이 넘는다는 일본식 가옥은 아름답지만 어딘지 모르게 뒤틀려 있고 신경질적이다. 집안의 소품 역시 음산한 기운을 더해 슬프도록 아름다운 미장센을 연출했다. ‘장화, 홍련’을 리메이크한 영화 ‘안나와 알렉스:두 자매 이야기’(2009)가 미국에서 개봉됐으나 흥행에는 실패했다.
영화 ‘곤지암’은 1979년 환자 42명이 집단 자살하고 병원장이 실종된 곤지암 정신병원을 둘러싼 괴담의 실체를 증명하기 위해 7명의 멤버들이 공포체험을 떠난다. 병원 내부와 열리지 않는 42번 방을 촬영하는 이들에게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끔찍한 공포를 겪게 된다. ‘곤지암’은 앞서 소개한 영화 ‘기담’으로 한국 공포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정범식 감독의 작품으로 실제로 존재한 장소를 소재로 삼아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인터넷 방송, 핸드헬드 기법 등으로 색다른 공포 분위기 연출했고,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로 몰입감을 높였다.
영화 ‘무서운 이야기’는 정범식, 임대웅, 홍지영, 김곡, 김곡 등 실력파 감독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옴니버스 공포 영화 시리즈이다. ‘해와 달’, ‘공포 비행기’, ‘콩쥐, 팥쥐’, ‘앰뷸런스’ 네 가지의 이야기의 호러 단편을 묶었다. 각각의 이야기를 다른 감독이 연출하고, 많은 배우들과 배경이 등장함으로써 다양한 공포를 선사했다. 모두 독립된 단편이지만, 일관성을 주기 위해 민규동 감독의 단편이 브리지 형식으로 삽입됐다. 이후 2013년과 2016년에 2편과 3편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개봉했다.
영화 ‘여고괴담’은 학교를 배경으로 한 학원 괴담 공포물의 선두이자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1998년 개봉한 ‘여고괴담’은 1편의 흥행으로 5편에 이어 6편이 제작 중으로 시리즈 공포영화의 좋은 선례를 보이고 있다. 또 잠재력 있는 신예 배우들을 다수 발굴해 스타의 등용문이 됐다. ‘여고괴담’은 단순한 공포뿐만 아니라 왕따,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 학교 부조리, 교사들의 부적절한 행동 등 묵직한 메시지까지 전달해 호평을 받고 있다.
‘고사’는 학교의 시험을 소재로 한 학원 공포 영화이다. 잔인한 장면이 대거 등장해 잔혹한 공포를 연출한다. 당시 인기 스타 남규리와 김범을 주연으로 관심을 모은 ‘고사’는 창감독 감독이 연출했고, 이범수 윤정희 등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했다. 반전과 진실 폭로로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긴다.
영화 ‘화이트:저주의 멜로디’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아이돌을 소재로 그들의 무대 뒤에 숨겨져 있는 시기와 질투, 미스터리한 저주를 그린 공포 스릴러 영화이다. ‘한국의 코엔’ 김곡, 김선 형제 감독은 아이돌의 화려한 무대와 무대 뒤 공포를 조화시켜 공포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영상미를 선보였다. 실제 아이돌 겸 배우 함은정과 황우슬혜, 변정수, 신예 메이다니, 최아라, 진세연 등이 출연했다.
‘여곡성’은 한국 고전 공포 영화 중 전설로 꼽히는 B급 컬트영화이다.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고 볼 순 없지만 공포감을 유발하는 장면은 독보적이라 평가 받는다. 특히 한 서린 혼이 빙의한 시어머니 귀신의 흉측한 분장과 지렁이 국수 장면은 그로테스크한 공포감을 준다. ‘시라소니', '동백꽃 신사', '돌아이3', '연산군' 등의 이혁수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원작을 각색해 서영희, 손나은이 출연한 ‘여곡성 2018’은 흥행에 참패했다.
영화 ‘곡성’은 제69회 칸 영화제 공식 섹션인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으로 ‘추격자’, ‘황해’의 나홍진 감독의 호러물이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 속 미스터리하게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쿠니무라 준의 스크린을 압도하는 탄탄한 연기력만으로도 볼거리는 풍부하다. 열 명이 보면 열 개의 해석이 나온다는 입소문처럼 분명 불친절한 영화임엔 틀림없지만, 유례없는 강렬하고 독창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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