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당신은 잘 자고 있나요
우리동네 나의손주
자다 깰 때가 많아요. 거의 매일 그러고 있죠. 문득 눈을 떠보면 겨우 새벽 1시, 3시. 그저 쭉 자다가 알람 소리에 맞춰 일어나면 되는 데, 옛날엔 잘했던 것 같은데 그 쉬운 걸 못하고 있어요. 자다 깨면 도대체 왜 자다 깰까 신경질이 나요. 도무지 자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는 시간이잖아요. 얼마간 휴대폰도 봤다가 책도 좀 뒤적이다가 애써 다시 잠들어보려고 눈을 꼭 감아요.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어요. 잘 자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얼굴들. 88년생 서준규(제 남편인데 직장 때문에 주말부부 하고 있어요), 21년생 알바(우리 집 개), 한동안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던 남동생과 남동생을 걱정하느라 잠을 설치던 아빠, 관사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신다던 교감선생님, 신혼여행 중인 유진이와 남편이랑 싸워서 씩씩대다 잠든 소희도요.
그리고 미자, 당신이 떠올라요. 새벽 3시, 당신은 천정을 보고 바로 누워 있을지 모로 누워 있을지, 깊이 자는지 선잠을 자는지, 꿈은 꾸는지 아닌지, 별 더위나 추위는 없을지 궁금해져요. 당신을 언제 찾아뵈었더라 날짜를 세어보고, 다음엔 또 언제쯤 찾아뵐까 일정을 가늠해 봐요.
어느덧 당신은 내게 금방 떠오르는 얼굴이 되었어요. 내 인생에 아예 없었던 사람인데, 어느 날 불쑥 연을 맺어 친구들보다 자주 통화하고 얼굴을 보고 있죠. 요즘의 저랑 제일 자주 놀아주는 사람이랄까요. 다음엔 뭐 하고 놀까요?
잠을 못 자 신경질 나는 건 오로지 나 하나뿐이었으면 좋겠어요. 까만 새벽, 별처럼 떠오르는 얼굴들 모두, 아침까지 깨지 말고 푹 주무시길 바라요.
잠들지 못해 지친 숨소리가 잦아들 때까지
소란한 너의 밤을 지킬게
저도 가수 아이유의 '자장가'를 들으며 남은 잠을 청해볼게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초등학교 학생자치 활동으로 혼자 사는 할머니를 손주처럼 찾아뵙는 동네손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자는 저희가 찾아뵙는 할머니 가명입니다
***다른 이름들도 모두 가명입니다
****지금 시간에 좋아요 눌러주시는 분들 왜 안 주무시나요? 미라클모닝인가요 불면증인가요 호기심이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