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껌딱지였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아빠를 더 좋아한다고 말해서 서운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집에서 엄마가 훈육(잔소리)을 담당하고, 아빠는 특히나 몸으로 놀아주는 역할을 주로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집은 특히나 아빠가 정성을 다해서 주하와 놀아주는 편이라, 아이가 유독 아빠를 더 따르는 것 같다.
(주하와 아빠가 목욕하며 대화하는 장면)
"아빠는 언제 행복해?"
"아빠는 주하랑 같이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지"
"엄마는 언제 행복해?"
"음.. 엄마도 주하랑 같이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할걸"
"(주하 무응답) "
"주하는 언제 행복해?"
"(엄~청 귀엽게) 주하는 아빠랑 놀 때가 제일 행복하지~~~"
나와 목욕할 때는 저렇게 나에게 먼저 물어본 적도 없었는데, 밖에서 이 대화를 듣다가 조금 서운했지만, 부녀관계가 좋은 것이 안 좋은 것보다 나은 거 아니냐는 단순한 생각으로 전환한다. 아빠가 더 좋은 주하여서, 아빠가 더 일찍 집에 들어오고, 외부 술약속이 한 달에 한두 번에서 일 년에 한두 번으로 줄은 아빠를 만들었다. 아이가 부모를 변화시키고, 키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