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것들도 없었지만,
좋아하는 것들도 없어서 고민이었던 시절들이 있었다.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내가 이제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들이,
대부분은 나 아닌 누군가가 좋아해서 시작하게 되었었던 것임을.
새벽에 갑자기 혼자서 무심코 찾아 꺼내든 음악들 조차도 마찬가지였다.
혼자서 외로워 드는 음악에도
내가 스쳐왔던 누군가의 취향이 담겨져 있다.
결국, 혼자서 살아온 것 같아도
누군가들의 취향과 삶들이 덧입혀져서 만들어진 것이 오늘의 내가 되었다.
혼자 있는 것 같은 시간에도,
온전히 혼자가 아닌 채로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