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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하고 사사로운 May 05. 2017

복수

어렸을 적, 탈무드를 보다가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가 있었다. 

젊은 농부가 농번기에 낫이 너무 필요해서 이웃집에 갔는데,

이웃집 아저씨가 심술을 부려서 낫을 빌려주지 않았다. 


그 다음 해에는 반대로,

이웃집 아저씨가 낫을 빌려주지 않은 농부에게 쟁기를 빌려야만 하는 상황이 왔다. 

그 때 못되게 굴더니, 이제 아저씨가 벌을 받는 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젊은 농부는 이웃집 아저씨에게 웃으면서 쟁기를 빌려준다. 

정말 착해 빠진 아저씨가 따로 없네라고 생각했는데,

탈무드는 그것이 진정한 복수라고 했다. 


이웃집 아저씨는 쟁기는 받았지만,

심한 마음의 죄책감을 느끼고 심술 부린 것을 반성하게 된다. 


"잘 살아라, 그것이 최고의 복수이다" 라고 탈무드는 이야기 한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바라는 것보다,

스스로에게 불행한 일이 있을까. 


다른 사람이 불행해진다고,

내가 불행해지지 않는 일은 결코 생기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불행해지길 바라는 질투와 분노의 시간들이

스스로에게 가장 불행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또, 다른 사람의 불행을 목격하는 과정은 오히려 씁쓸했다.  

누군가의 불행을 발견하는 것으로 행복해질 수 없음을 알아야 하고,

누가 나를 해 입혔다고 해서, 똑같은 방식으로 상처주려고 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마음에 상처를 주고,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떠오를 때마다

"잘 살아야 한다"고,

"대신, 내가 더 행복해야 한다"고 되뇌이고는 했다. 


하등 내 삶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던 이들 조차,

미워하고 또 미워하는 마음이 조금씩 걷히고 나니, 

어쩌면 나에게 누구보다 행복하고 진실된 삶에 대한 의지를

심어준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르는 나쁜 기억들은 어쩔 수 없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바꿔보려고 노력 중. 


더 이상 누군가의 불행을 바라고 싶지 않다.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시간들,

지금 내 옆에서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좀 더 나 자신의 삶에 집중하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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