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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하고 사사로운 May 05. 2017

메아리

아마도 오래 전 어두운 산 속에서 였을 것이다.

내 옆에 남아있던 누군가들에게 나는 많이 상처주고 화내면서 얼른 답을 이야기 해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도 제대로 된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들은 답 대신, 그대로 떠나갔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원망하기로 했다. 


꽤 시간이 흘러서 잠깐 잊혀질 때 쯤

내가 오래 전 누군가들에게 소리쳤던 말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계곡을 지나 메아리가 되어 나에게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내가 그렇게 화내고 상처를 주면서 했던 질문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 질문 자체가 그대로 답이 되어서 나에게 돌아오고 있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거짓말처럼 내가 그 사람들이 되고 보니 나도 조금은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겠다. 

그래서 나는 이제 그들을 원망하지 못하겠다. 


오해해서 미안해.

사실 나보다도 더 힘들고 외로웠겠구나. 참 고마운 사람들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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