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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하고 사사로운 May 05. 2017

고양이의 말

서울역에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고양이를 키우면서 들었던 생각을 적어봤어요. “언어”나 “말”이라는 게 어떤 사람을 이해하는데, 어떤 사람의 마음을 듣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고양이가 말을 못하니까, 오히려 더 고양이가 하는 행동들이나 표정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었어요. 답답하기는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집중하고, 진심으로 원하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역설적이지만 말을 하지 못해서 더 진심으로 들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정작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어”나 “말”이라는 건 참 유용한 도구에요. 대학 때 들었던 사회학 개론이라는 수업에서는 “언어”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도 하더군요. 사실, 저만 해도 내가 하는 말이 진짜 나를 잘 설명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아요. 그리고 자주 마음에도 없는 말들을 널어 놓곤 해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이야기 할 때는 꼭 그가 하는 말들이 그 사람의 전부라고 착각할 때가 많아요. 그리고 그건 나와 가까운 사람일 때 더 커졌던 것 같아요.

그들이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해서 제가 그들을 더 잘 들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은 아닐 거에요. 결국 말을 할 수 있건 없었건,


그들이 말하는 마음을 저는 듣지 못했으니까요. 그냥 문득문득 떠오르게 되는 말이나 행동들, 지나고 보니 이해가 되는 그런 것들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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