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과는 정말 잘 맞아. 그 사람은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야."
일년 가까이 세계 일주를 하고,
페루였던가, 아르헨티나였던가에서
남자 친구를 만났다던 그 아이가 이야기 했었다.
"아, 어떤 면이?"
성격이라든가, 취미라든가 그런 것들이 비슷한 걸까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사람과는 잘 싸워."
"응?"
"그 사람과는 싸우는 법을 알아. 그 사람은 싸우고 잘 화해할 수 있는 사람이야."
나는 갈등을 일으키는 게 참 어른스럽지 못하고,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서로 이해하고, 대화를 나누면 될 걸 왜 그렇게 싸우는 걸까.
싸우지 않아도 되는 사람,
싸울 필요가 없이 잘 맞는 사람이 나와 맞는 사람일 거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좋아하면, 안 싸워야 하는 거 아닐까 라고 생각했는데,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상,
늘 좋기만 하는 것이 사실은 참 부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니까, 싸울 수도 있는 거야 라고 생각하게 된다.
만나는 것도, 헤어지는 것도,
사랑을 나누는 것도, 가끔 싸우는 것도,
사실은 정말 자연스러운 일인데,
나는 늘 뭐가 그렇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