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은 아냐, 수없이 많은 나날들 속을 반짝이고 있어.
항상 고마웠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 사람을 욕했다. 나도 어느 순간 정말 미워지고 싫어졌다.
그런데, 역시 미워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 시절만큼은 진심이었을 거야 라고 이야기 했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다.
키가 큰 사람, 키가 작은 사람, 성격이 불 같은 사람, 성격이 차분한 사람, 돈이 많은 사람, 돈이 적은 사람.
각 자가 자기의 얼굴을 하고 살아가고들 있다.
지하철 역을 십분만 나가도 순식간에 수백 명의 사람과 마주 할 수 있다.
‘이렇게나, 사람들이 많은데, 더 괜찮은 사람이 훨씬 많은 데 왜 그러는 거니?’
몰라서 그랬던 게 아니야.
마지막까지 ‘더 좋은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까 괜찮아’
라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 사람 같은 사람은 세상에 그 사람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정도 외모에, 그보다 더 좋은 성격에, 훨씬 더 좋은 능력에
그런 사람들은 정말 많아.‘ 라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니가 훨씬 아까워. 그런 사람과 헤어진 건 정말 잘한 일이야.’ 라는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그 사람 같은 사람은 그 사람 밖에 없다니까?
비슷하게 또 사랑에 빠지고, 헤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시절 그 사람만은 그대로 존중해주고 싶었다.
마지막까지 ‘더 착하고, 조건이 좋은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야’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 사람이 잘났든 그렇지 않든, 그 시절 사람 그대로를 좋아하고 싶었다.
나에게 그렇게 잔인하게 굴었던 그 사람을 다 이해할 수 있을만큼,
난 마음이 넓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 내 마음과 추억들을 위해서.
"우습지만, 예전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도 많이 하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