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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하고 사사로운 May 21. 2017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_브로콜리 너마저

언젠가부터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게 익숙해졌나 보다. 

전에는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주기 시작하면서, 그 사실자체에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게 되버린 것 같다.

그 사람들에게는 무언가를 바라기만 하고, 정작 내가 무언가를 해주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을 나도 모르게 잊고 있었다.


사실, 변한 것은 그 사람들이 아니라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그 사람들을 탓하는 것이 편하니까 이기적으로 생각할 뿐. 

사람들이 떠나갈 때마다,

누군가가 온전한 나를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렸다. 

사실, 나도 온전하게 그 사람들을 사랑하게 되지 못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미안했다.

계속해서 좋아할 만한 사람이 되어 주지 못해서.

내가 계속해서 좋아할 만한 사람이었으면 되었을 텐데 말이다.

사람을 정말로 좋아하는 법을 잊어버린 건지.

정말로 좋아할 만한 사람을 못 찾은 건지.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더 잔인하게 해야하는 게 어렵다. 

아무런 의심 없이, 온전하게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었던 때가 그립다.

너무 많은 의심들과, 스스로의 제약들을 두고 사람들을 바라보게 된 내가 좀 밉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내 모습을 사랑하는 게 아니야."


"정말 당신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그 사람이 한편으로 부럽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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