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가기 전에...

딱 2017년의 하반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며칠 전 회사에서 상반기를 회고하는 회식을 했는데, 올 상반기는 딱 이것이 성과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느낌이다.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긴 했지만, 뭘 할 수 있게 되지는 않는 느낌이랄까. 머리만 복잡하게 굵어진 것 같은 기분이다. 상반기에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면 거의 매일 운동하고 식단 조절한 덕분에 15kg 정도가 빠졌다는 것이다. 앞으로 7kg 정도 더 빼고 유지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이다.

올해는 꼭 ‘내 책을 만들어봐야지’ 라고 했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 P.O.D 서비스를 통해, 간편하게 책을 출판할 수 있다고 해서, 그간 썼던 글 중 그나마 공감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글들을 브런치에 옮기고 있는 중이다. 스무 살부터 쓴 조각 글들을 세어보니 블로그에 간간히 쓴 포스트가 400개 정도 되고, 예전에 다이어리에 쓴 글이 800개 정도 되었다. 스무 살부터 썼던 다이어리 글을 정주행 하는 게 가장 흥미로웠다. 그간 좀 더 어렸을 때는 더 반짝반짝한 생각들을 했었는데 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다시 읽어보니 그럴 만한 글은 별로 없었다. 이래서 사실과 기억은 구분해야 하나보다.

그 외에 써 놓은 글이라면, 그간 작성해서 구글 드라이브에 넣어 둔 일기들이다. 말 그대로 일기라서 이중, 삼중으로 암호가 걸려 있는 글들이다. 일기를 쓸 때도 꼭 제목을 다는 편인데, 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나도 잘 기억이 안 난다. 블로그에는 그래도 ‘누군가가 볼 지도 몰라’라는 최소한의 잠금 장치를 둔다면, 일기는 정말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글이라서 기억 저 편에 묻어 뒀던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내가 겪은 일이고, 내가 쓴 글인데 정말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이 들었다. 짜증나고 화나고 슬픈 일들이 60% 이상은 되는 것 같은데, 다시금 그 때의 기분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그만 읽어야 되나 싶기도 하면서도, 지금은 대부분 아무렇지 않은 일들이라고 생각하면 감사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꼬박꼬박 계속 끄적이고 있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돌아보면 무언가를 적어대는 행위로 하루하루를 지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만 가지고 있는 목표는 나 혼자 잊어버리고 타협하면 그만이지만, 계속 떠들고 다니면 꼭 지켜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더 지키기 쉽다고 한다. 조금 더디더라도 꼭 올해 안에는 마무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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