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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하고 사사로운 Jul 09. 2017

세번 째, 롯데월드

  어제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롯데월드를 다녀왔다. 롯데월드는 언제나 만감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아주 잠깐의 흥분과 스릴을 위해서, 그 보다 곱절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내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이기구를 탔을 때 몇 분의 흥분과 스릴은 누구나가 비슷할 것이다. 놀이공원을 제대로 즐기고, 즐기지 못하고의 차이는 오히려 그 기다리는 시간 동안을 얼마나 잘 견디고 즐기는 가에 따라 달려있지 않을까 싶다. 지루한 대기 시간 동안 마주 앉아 수많은 주제로 수많은 대화가 오고 간다. 어떤 이는 혼자서 스마트 폰으로 게임을 한다. 어떤 이는 또 아무 생각이 없는 듯이 시계를 번갈아 쳐다본다. 인생의 중요한 나날들이라고 하는 하루들 이외의 대부분의 시간들은 우리 역시 그러한 얼굴로 하루하루를 마주할 것이다. 모두가 각자의 방법으로 각자의 삶에서 기다림과 마주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처음에는 무섭고 흥분되기만 했던 놀이기구들도 어느 정도 패턴을 알게 되니, 예측가능하게 되고 그 정도가 덜해진다. 몇 번 타면 탈수록 조금은 그 흥분이 가라앉음이 느껴진다. 때문에, 사람들은 점점 더 높고 빠르고 위험한 것을 계속 찾아 헤메는 지도 모르겠다. 어떤 놀이기구도 처음에 느꼈던 그 낯섬과 두려움을 그대로 전해줄 수는 없기에. 어떤 사람에게도 최고의 놀이기구는 최초의 놀이기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어떤 이와 또 놀이공원에 오게 될까. 그것은 언제 쯤이 될까. 지난 번 처럼 몇년 후가 되려나. 오기 전에 나는 어떠한 날들과 마주하며 나는 살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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