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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하고 사사로운 Feb 11. 2018

Prologue_퇴(사)고(민)의 어려움

  Clipidea 모임이 끝나고 글을 너무 적고 싶어서 오랜 만에 성수동 카운앤독을 왔다. 작년 신입 멤버 면접을 하고 꼭 1년 만이다. 작년 10월부터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엊그제 베트남에 계신 K님께 퇴사하려고 한다라는 말을 전했다.(K님은 나의 회사 생활 첫 사수, 멘토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동안 마음 고생 많았겠네.”라는 말을 들었다. 고민의 과정을 일일이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그 한 마디로 모든 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지난 몇 개월간 마음 고생이 심했고 여전히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다만, 파도로 비유하자면 예전에는 쓰나미 급의 높낮이로 왔다 갔다 하던 것들이 지금은 일상적 파도보다 조금 높아진 수준이라고 할까. 고민들의 과정은 너무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 배우게 된 것들이 많다.


  새롭게 무엇을 시작하기 전에는 늘 지금의 마음을 글로 담고자 노력한다. 초심은 늘 쉽게 변하기 마련이라 적어두지 않으면 잊어버리거나 왜곡하기 쉽기 때문이다. 회사에 들어와서 도대체 내가 무슨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 지금과 같이 어떤 큰 변화를 주려고 할 때 그 때 적어 뒀던 기록들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또, 누군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참고가 될 거 같아서 지난 몇 개월 간의 고민을 글로 정리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경험들이 글이 되고 그 글이 또 다른 경험들로 이어지는 과정들을 사랑한다.


  매거진의 제목은 “퇴고의 어려움”으로 정했다. 퇴사 고민의 줄임말이기도 하고, ‘글을 쓸 때 여러 번 생각해 잘 어울리도록 다듬고 고치는 일’라는 정의가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퇴사 고민은 나를 여러 번 생각하고 잘 어울리도록 다듬고 고치고 탐색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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