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후를 기다리며

02 단단하게 걷는 사람

by 이단단

오늘도 열심히 걸었다. 달리기보다 걷기부터 제대로 하려고 오천보 챌린지부터 시작하고 있다.

걷기에 대한 글은 나중에 쓰려고 따로 모아두고 있다.


전날 악몽을 꿨다. 아직도 쫓기는 악몽은 여전하다. 하루 휴무여서 새벽 세시에 깼다가 한숨 쉬며 다시 잠들었었다. 그러자 오후가 넘어서야 겨우 눈을 뜰수 있었다. 경험상 눈이 떠지면 그냥 일어나버리는게 좋긴 한데, 그러면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지기 때문에(그에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몸뚱이를 지녔기에) 그냥 잠들기를 택했다. 역시나 개운하진 않았지만, 밤을 새는 것보단 낫다.


오늘은 매거진에도 썼지만 완벽히 망한 하루였다. 헛걸음이라고 생각했지만, 몇 달전 새롭게 단장한 광화문 주변과 육조거리를 걷고, 항상 멋있게 서있는 외교부 건물도 쭈욱 올려다본다.

항상 나의 방앗간이기도 한 K문고에 들어가 돌아 다니며 책 분석(?)을 했다. 그래도 이렇게 봐놓으니 책 표지나 요즘 어떤 메세지가 트렌드인가, 패션 트렌드는 영 꽝이고 관심도 없지만 책은 다르다. 예전부터 출판업을 시작하려는 일을 꽤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올해 안에 사업자 등록하는게 목표이다. 요즘은 책도 옷과 같아서 나날이 창의적으로 변해가는 책 커버디자인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가의 글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거의 내지는 백지에 가까울 정도지만 나를 선택해주세요. 하고 얼굴을 내미는 일은 여러 얼굴로 만들어야 좋으니까. 우리가 사람들의 다양한 얼굴을 보듯(비록 스쳐지나갈지라도) , 책도 마찬가지로 얼굴이 중요하다.

가끔가다 리커버 디자인에 시선이 이끌리긴 하지만, 예전 얼굴을 간직한 책들에게 시선을 더 줄때도 있긴 하지만.

그렇게 놀다보니 어느덧 매장 마감시간이다. 돌아오면서 미리 구매해놓은 쿠폰으로 초콜렛과 밀크티를 샀다 (무려 1+1) .

그래도 어떤 것은 성공했는데 어떤 것은 못했다!라기 보다 완벽히 망쳐서 차라리 웃기고 글 쓸 거리가 생겨서 좋았던 하루였다. 내일 정말 제대로 하자. 그렇다고 오늘도 그렇게 망한 건 아니야.


내일의 오후가 기대된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바람이 불어도 괜찮아. 따뜻한 점퍼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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