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의 신호
어떤 사랑은 편안히 잠을 자게 해주었다.
이상하게 그 사람 옆에만 가면 잠이 쏟아졌고
하품이 나왔다. 평소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라면 긴장해야 하는게 마땅하고 그러면 몸 안의 모든 세포가 깨어나는게 정상적인 사랑이라고, 그것만이 정상적인 연애라고 믿었던 나는 늘 온 몸에 힘을 주고 다니게 만드는 사람만이 사랑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21년 여름. 어떤 사람을 만났고 사랑에 빠졌다.
이상하게 그를 만나면 잠이 쏟아졌다. 그 사람의 체온이 너무 따스했던걸까. 한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꽉 껴안고 잠드는 걸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땐 서로가 권태감에 빠졌나보다. 하고 헤어졌지만 지나고나서 알 수 있었다. 어떤 사랑은 , 어떤 사람은 너무 편안해서 항상 긴장 상태였던 날 풀어지게 만들고 단잠을 잘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지금껏 그런 사람을 찾아온 듯 하다. 오히려 옆에 있으면 하품이 나오는 사람 말이다. 옆에서 푹 잘수 있는 사람. 긴장이 풀리고 잠에 빠질 수 있게 하는 사람.
아쉽게도 늘 몸의 신호가 반대라서 해석이 다르게 읽히곤 한다. 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사람에게는 호감이 없고 오히려 불편해서 피하고만 싶다. 그렇지만 상식대로라면 호감의 몸짓으로 읽힌다. 신호가 늘 반대라서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다. 이번 여름은 어떨지. 잘 모르겠다.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