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멈추면

23. 인터뷰하는 법

by 이단단

걷다가 발걸음을 멈춘다. 오늘의 장소는 정동의 어느 카페다. 커피 향이 스며 있는 바 테이블 앞, 창가 너머 초록이 내 시선을 붙든다.
‘MY CHOICE’라는 글자가 은근하게 마음을 붙잡는다. 나의 선택. 뭐가 있었을까. 내가 선택한 길, 오늘 내 발자국, 그리고 앞으로 내딛을 걸음까지,

여기서 잠시 멈춘 나에게 묻는다. 의자에 기대어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작은 화분 하나하나가 내 시선 안에서 쉼을 준다. 그동안 바쁘게 걷느라 놓쳤던 생각들이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내 안으로 스며든다.


멈춤은 단순한 쉼이 아니다.
걷던 마음을 잠시 세우고 자신에게 질문하는 시간이다. 나는 오늘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길을 향해 걸을 것인가. 타인을 애정하듯 나에게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을 받아들이는 법을
조금씩 배우는 순간이기도 하다. 한 사람이 수많은 길에서 무엇을 선택했고, 그 선택을 하기까지 지나온 길을 따라가 보는 과정. 나를 인터뷰해 보는 시간. 걷다가 멈추면 자신에게 가장 다정한 질문자가 되어주는 길을 걷게 된다. 그러고 나면 내가 가장 궁금했던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야지. 잘 지내고 있냐고. 요즘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냐고.


우리는 인터뷰를 대단한 사람에게서 대단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엄청난 지식을 갖고 있거나 흔치 않은 경험을 한 사람들, 혹은 유명한 사람들만 인터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여기곤 하죠. 물론 그런 사람들은 좋은 인터뷰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늘 큰 이야기만은 아니죠.
《인터뷰하는 법》 by장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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