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
수익률을 확인하고 시세창을 들여다보고,
다시 열고, 또 닫았다.
익숙한 일상이었다.
특히 수익이 크게 났을 땐,
그 순간의 희열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세상을 정복한 것 같은 착각에 빠졌고,
손끝 하나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자신감이 밀려왔다.
몸 안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듯했고,
내가 선택한 모든 것이 옳았다는 확신이
가슴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부터 숫자는 더 이상 나에게
희망이 되어주지 못했다.
어제보다 조금 올라도 기쁨은 짧았고,
내려가는 순간, 마음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기분은 오직 ‘돈’이라는 자극에만 반응했고,
나는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내 하루는
숫자의 등락에 따라 좌우되기 시작했다.
아침의 기분도, 저녁의 표정도
마치 주가 차트처럼 들쑥날쑥해졌다.
살아간다기보다는,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계속 시험을 치르는 듯한 기분이었다.
회사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안의 나조차 나를 평가하고 있었다.
성과, 실적, 숫자들만이
내 가치를 대신 말해줬고,
나는 그 안에서 방향을 잃었다.
수많은 차트와 숫자들 사이에서,
나는 더 날카로워졌고,
동시에 더 쉽게 부서졌다.
익숙해지지도, 무뎌지지도 않았다.
그저 매일같이 출렁이는 감정의 물결에 휩쓸려
떠밀리듯 살아가고 있었다.
기쁨은 오래 머물지 않았고,
상실감은 늘 그 뒤를 바짝 따라왔다.
감정은 매 순간 반응했고,
나는 어느새 그 흐름을
스스로 다스릴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매일 오르고,
매일 무너졌다.
숫자 하나에 올라가고,
숫자 하나에 주저앉는 삶.
결국, 나의 하루는
내가 아닌 ‘시장’이 결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삶 속에서,
나는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한때는 세상이 열리는 듯했던 그 순간들도
이젠 잠시 스쳐 가는 신기루처럼 느껴졌다.
끝없이 오르고 내리는
수익률의 궤적 위에서,
나는 내 감정도,
내 중심도,
서서히 놓아가고 있었다.
이제서야 조금씩 알 것 같다.
문제는 투자 방식에 있지 않았다.
문제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있었다.
결국, 가장 깊은 손실은
통장 잔고가 아니라,
내 안의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