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나는 왜 이토록 돈에 집착했을까

by 어벤준


그날 아침, 나는 또 무너졌다.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들여다봤고,

그 안에 떠 있는 -2,000만원이라는 숫자는

내 심장을 꾹 눌러앉혔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어제는 반등할 거라 믿고 잠들었는데,

아침은 늘 그렇듯 배신이었다.


몸은 침대에 있지만,

마음은 계좌 속으로 추락했다.


나는 다시 생각했다.

'이건, 그냥 운이 안 좋았던 거야.'

'곧 회복될 거야.'


하지만 이미 여러 번 말했었다.

이미 수없이 되뇌였었다.


스스로를 위로하면서도,

나는 내가 무너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언제부터 돈이 내 하루를 결정하게 되었을까.


처음에는 단순했다.


조금 더 나은 삶.

조금 더 좋은 환경,

조금 더 자유로운 선택.


그게 전부였다.


사실, 나는 나름 성실한 사람이었다.

열심히 일했고,

야근도 마다하지 않았다.


숫자의 흐름을 읽는 데 익숙했고,

주어진 일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는 걸 좋아했다.


남들보다 한 발 먼저 움직이고 싶었고,

조금 더 앞서가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투자'였다.


처음에는 잘됐다.

하루에 몇십만 원씩 벌릴 때마다

이 길이 내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회사보다 빠르게,

노력보다 정확하게,

숫자가 나를 증명해주었다.


수익이 날 때면

나는 똑똑한 사람 같았다.

세상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도 드디어,

'이기는 쪽'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손실이 반복되었고,

계좌는 파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나는 인정하지 않았다.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지금은 조정일 뿐이라고,

곧 반등이 올 거라고.


그런 희망만으로 며칠,

몇 주,

몇 달을 버텼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부터 무너졌다.


-1억.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머리는 멍했고,

입안은 바짝 말랐다.


내가 무너졌다는 것을,

이제는 아무도 아닌 내가

제일 잘 알았다.


돈은 숫자였다.

하지만 그 숫자는

내 감정, 자존심, 자신감을 함께 데려갔다.


나는 이제 거울을 보며 물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걸까?'


'나는 왜,

이토록 돈에 집착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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