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아침, 나는 또 무너졌다.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들여다봤고,
그 안에 떠 있는 -2,000만원이라는 숫자는
내 심장을 꾹 눌러앉혔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어제는 반등할 거라 믿고 잠들었는데,
아침은 늘 그렇듯 배신이었다.
몸은 침대에 있지만,
마음은 계좌 속으로 추락했다.
나는 다시 생각했다.
'이건, 그냥 운이 안 좋았던 거야.'
'곧 회복될 거야.'
하지만 이미 여러 번 말했었다.
이미 수없이 되뇌였었다.
스스로를 위로하면서도,
나는 내가 무너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언제부터 돈이 내 하루를 결정하게 되었을까.
처음에는 단순했다.
조금 더 나은 삶.
조금 더 좋은 환경,
조금 더 자유로운 선택.
그게 전부였다.
사실, 나는 나름 성실한 사람이었다.
열심히 일했고,
야근도 마다하지 않았다.
숫자의 흐름을 읽는 데 익숙했고,
주어진 일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는 걸 좋아했다.
남들보다 한 발 먼저 움직이고 싶었고,
조금 더 앞서가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투자'였다.
처음에는 잘됐다.
하루에 몇십만 원씩 벌릴 때마다
이 길이 내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회사보다 빠르게,
노력보다 정확하게,
숫자가 나를 증명해주었다.
수익이 날 때면
나는 똑똑한 사람 같았다.
세상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도 드디어,
'이기는 쪽'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손실이 반복되었고,
계좌는 파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나는 인정하지 않았다.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지금은 조정일 뿐이라고,
곧 반등이 올 거라고.
그런 희망만으로 며칠,
몇 주,
몇 달을 버텼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부터 무너졌다.
-1억.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머리는 멍했고,
입안은 바짝 말랐다.
내가 무너졌다는 것을,
이제는 아무도 아닌 내가
제일 잘 알았다.
돈은 숫자였다.
하지만 그 숫자는
내 감정, 자존심, 자신감을 함께 데려갔다.
나는 이제 거울을 보며 물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걸까?'
'나는 왜,
이토록 돈에 집착하고 있는 걸까?'